심야괴담회 시즌3 82회 두 번째 괴담은 금룡반점입니다.
이 사연은 손동혁 씨가 보내주신 사연으로, 해당 대학 근처에 있는 금룡반점 건물에서 일어났던 기이한 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금룡반점은 경북대학교 상주캠퍼스 바로 옆에 있는 폐건물로 그 당시 대학에서도 해진후에는 그 근처에 가지 말라는 표지판까지 있을 정도였으며, 요즘도 해당 대학 커뮤니티에도 귀신목격담이 올라오고 있다고 합니다.
금룡반점 프롤로그
2006년 여름 스무 살이 된 전 대학입학 후 친구들과 어울려 한껏 자유를 느끼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밤도 우빈, 정학 그리고 병주까지 죽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학교 근처에서 어울려 술을 마시며 한껏 흥이 올랐는데 우빈이가 말을 꺼냈습니다.
"거기 들어봤냐? 금룡반점 거기 엄청 유명하잖아.... 심. 령. 스. 팟으로...!!"
"예전에 그 앞에서 여학생이 죽었다는 거기?"
우리 대학교 뒤에는 헐떡 고개라는 산길이 있습니다.
어느 날 밤 한 여학생이 그 고개를 넘다 괴한에게 몹씁짓을 당했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이상한 일이 계속 벌어졌고 그 여파로 그곳에 있던 금룡반점 역시 폐업을 하게 되었던 거죠.
"야 우리 거기 한번 가볼까?"
오르는 취기 때문인지 객기를 부린 저와 친구들은 자정이 넘은 시각 소문의 금룡반점으로 향했습니다.
그날따라 안개가 자욱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어두운 헐떡 고개를 힘겹게 넘어가자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하얀 건물이나타났고 벽에는 금룡이라는 글자가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붙어있었습니다.
막상 도착을 해보니 전 두려움이 몰려오기 시작했지만 무섭다는 말을 꺼낼 수 없어 머뭇머뭇거리며 들어가려는데.. 그 순간 이유 없이 가로등의 불이 퍽 하고 꺼졌습니다.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라도 하는 거였을까요? 결국 겁에 질린 병주만 그곳에 남고 우리 셋이 금룡반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랜턴불빛에 의존에 식당 내부를 여기저기를 둘러보는데 정말 기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1층 금룡반점 홀과 주방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는 수저들... 가지런히 놓여있는 의자와 정갈한 테이블들
위에 쌓인 먼지만 없었다면 마치 어제까지 가게를 운영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게다가.. 분명
오래전에 운영을 멈추었다고 알고 있는데 커다란 업소용 냉장고가 여전히 작동되고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광경에 머리가 섬찟한 느낌이 짓누르고 있는 순간,
겁도 없이 우빈이가 커다란 냉장고 문을 열었고, 문사이로 툭하고 검은 비닐봉지가 떨어졌습니다.
... 봉지사이로 삐져나온 검은 튀튀 한 형체사이로 스멀스멀 나오는 핏물...
자세히 확인해 보니.. 그건 바로바로 썩은 고기였습니다.
"야 쓸데없이 아무거나 만지지 마 "
핀잔을 주는 우리에게 보란 듯이 그냥 썩은고기라며 발로 짓이기까지 하는 겁도 없는 우빈이 이 미친 녀석..
"야 그만하고 일단 위로 올라가 보자"
전 무서움에 정말 이곳을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그냥 빨리 체험을 끝내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2층에서는 더욱 기이한 장면과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금룡반점 2층 괴이한 물건들
네모난 무엇인가가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세워져 있었습니다.
불빛을 비추며 다가가가 보니 그것들은 바로 사진이든 액자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사진은 환하게 웃고 있는 신랑과 신부의 사진으로 새 출발을 시작하는 부부의 행복한 표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두 번째 액자 역시 똑같은 신랑 신부의 사진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다른 점은... 섬뜩할 만큼 얼굴에 표정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다음 결혼사진은... 신랑과 신부가 마치 공중에 떠있는 듯한 기묘한 모습으로, 사진 속 두 사람의 발끝이 힘없이 아래로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마치 목을 맨 사람들처럼 말이죠
그 기괴한 모습에 전 금방이라고 기절을 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액자는 텅 비어 있었고 모퉁이 한쪽 끝에 검은 무언가 끼워져 있었는데 바로 웅크리고 있는 태아의 초음파 사진이었습니다
"대체.. 누가 이런 걸 나둔거지?"
전 온몸에 소름이 끼쳤고 사진 속 신혼부부 의 모든 눈이 날 노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빨리 여기를 나가야 한다는 직감에 친구들을 재촉하려는 찰나 갑자기 겁도 없는 우빈이가 초음파 사진을 집어 들더니 냅다 옥상으로 뛰어가버렸습니다.
"야 사진 내놔!! 달라고!!"
저는 사진을 빼앗기 위해 정신없이 우빈이를 쫓아 옥상으로 내달렸습니다.
금룡반점 옥상에서 벌어진 일
하지만 벌써 옥상에 도착한 녀석이 누군가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바로.. 밖에 혼자 남아있는 병주를 향해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병주가.. 좀 이상했습니다.
넋을 잃고 우리를 한참 쳐다보더니 뭔가 급하게 말을 하는데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야 병주야 더 크게 똑바로 말해봐"
병주는 이제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저희에게 막 내려오라고 손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상치 않은 느낌에 서둘려 내려가려고 몸을 돌리는데... 조금 전까지 바로 옆에 있던 우빈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옥상을 한참 둘러보고 있는데 건물 안에서 둔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턱!.. 턱..!"
마치 도끼로 무엇인가를 찍는듯한 소리..
우리는 소리를 따라 달려갔고 그 소리는 내려갈수록 점점 크게 들려왔습니다. 1층에 도착한 순간 그 소리는 주방에서 들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턱!... 턱!!"
조심조심 주방에 들어가자 어둠 속에 우빈이의 뒷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두려움을 애써 참으며 조심히 우빈이에게 다가가며 말했습니다.
"야 우빈아 거기서 뭐 해"
우빈이의 손엔 날이 시퍼런 중식도가 들려있었고 썩은 고기를 내려치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칼이 고기를 내려칠 때마다 탁자 위엔 검붉은 피가 흥건하게 튀었고 우리의 물음엔 대답하지 않고 더욱 빠르게 칼을 내려칠 뿐이었습니다.
"야 우빈아!! 정신 차려!!"
순간 우빈이가 칼질을 멈춘 채 우리를 향해 고개를 휙 돌렸습니다.
초점 없는 하얀 눈.. 그리고 거품이 가득 흘러넘치는 입 그리곤 칼의 방향이 우리를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으악"
어느새 전 출구를 향해 정신없이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이 잠긴 듯 꿈쩍도 하지 않았고
어느새 쫓아온 우빈이는 제 어깨를 잡아 절 휙돌린 후 칼을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전 참을 수 없는 공포감에 눈을 꽉 감아 버렸습니다.
잠시 후.. 터질듯한 심장을 부여잡고 겨우 눈을 떠보니 우빈이는 제 앞에서 기절을 한 채로 쓰러져 있었습니다.
저는 정신없이 우빈이를 들쳐업고 그렇게 황급히 금룡반점을 탈출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숨을 돌렸을 때 병주가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습니다.
병주의 이야기 (병주가 목격한 것은?)
"야... 너네.. 그거 못 봤어?"
병주가 들려준 이야기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너희가 옥상에 올라갔을 때 너희들 뒤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더라고.
두 눈을 비비고 다시 확인을 해봤는데 어느새 하얀 옷은 입은 남자가 너희 뒤에 서있는 거야.
손에는 커다란 중식도를 들고 마치 뭔가를 찾는 듯이 너희 뒤에서 서성이더니, 우빈이 뒤에 멈춰 서더라고
그리고 우빈이 머리채를 부여잡더니 큰소리로 깔깔 웃은후 건물로 끌고 들어갔어.. 너희들.. 정말 못 본 거야?"
칼을 든 하얀 옷의 남자, 뭔가에 홀린듯한 우빈이..
금룡반점에서 그날 우리가 본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