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시즌3 82회 세 번째 괴담은 귀신택시로 부산에 살고 있는 최운진 님이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2008년 여름 당시 고등학생시절이었던 제보자는 한밤중 도로 위에서 평생 잊지 못할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게스트 정호영씨가 들려준 이 이야기는 택시 괴담의 일종으로 심야괴담회 시즌3 82회 첫 우승사연이 되었습니다.
귀신택시_프롤로그
학교수업이 끝난 저녁 친해지고 싶었던 친구들의 모임에 처음 초대가 되어 부푼 마음으로 따라나섰습니다.
이곳은 부산에 있는 승학산 아래 위치한 작은 쉼터였는데, 산근처라 주변에 인적이 드물어 아지트로 제격인 장소였습니다.
가방을 던져놓고 쉴 준비를 하려는데, 친구들이 저에게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야 운진아 편의점좀 갔다 와라. 신고식 알지?"
"지금? 나 혼자서??"
그럼 그렇지...사실 친구들이 절 초대했던 이유는.. 심부름꾼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며 터덜터덜 혼자 산길을 나서고 보니 어두운 곳에 혼자 있다는 사실에 공포감이 몰려왔습니다.
"그냥 돌아가면 애들이 뭐라고 하겠지?'
친구들이 야유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전 조심히 앞을 향해 걸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걸어도 편의점은 무슨 가게하나 연곳이 없었고, 불안한 그 순간 !저 멀리 끝 작은 불빛이 하나 보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택시 갓등에서 나오는 불빛이었습니다.
산속에서 만난 택시
산길에 뜬금없이 세워져 있는 택시는 꼭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보였지만, 마침 빈차라 냉큼 창문을 두드렸습니다.
"기사님.. 저기 혹시 근처 편의점 문연 곳 아세요?"
쓱 내려가는 창문으로 기사님의 얼굴이 나타났습니다. 얼굴에 긴 흉터 자국이 있는 기사님은 그냥 빤히 저를 한참 쳐다보시더니 짧게 대답을 하셨습니다.
"걸어서 20분 차로 5분"
어두운 산길을 20분이나 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전 택시를 타기로 결심했습니다.
"저 탈게요 요금은 얼마나 나올까요?"
"일단 타..."
찜찜했지만 얼른 다녀오자는 생각에 조수석에 올라탔습니다. 그런데.. 막상 차를 타고 보니 운전석 뒷좌석에 웬 여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긴 머리에 하얀 원피스를 입은, 얼핏 봐도 눈에 띄는 미모의 여자
'뭐지? 합석인 건가 보통 이럴 땐 손님한테 양해를 구해야 되지 않나?'
하지만 굳은 표정의 기사님은 운전대만 잡고 있을 뿐이었고 택시 안은 너무나 적막해 숨이 다 막혀버릴 것 같았습니다.
'분명 5분이면 된다고 했지?'
애써 창밖을 보며 도착하기만을 기다렸지만 10분.. 20분 30분이 지나도 이 수상한 택시는 편의점에 도착하지를 않았습니다.
"저기 기사님 편의점 아직 멀었나요?"
"문닫힌거 못 봤어?"
저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오면서 전 편의점을 한 개도 보지 못했거든요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것은 어둡고 으슥한 풍경들뿐 택시는 점점 인적이 드문 어두운 산길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뭘 그렇게 걱정하고 그래?"
마치 내 마음을 읽는 듯이 다 알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히죽 웃으며 말하는 기사님의 얼굴을 보니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문득 떠오른 뒷좌석의 여자
저보다 먼저 이 택시에 타고 있던 여자라면 이 택시에 대해 알고 있지 않을까? 란생각에
룸미러로 슬쩍 여자를 쳐다본 순간.. 여자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여자의 눈빛이 마치 사연이 있는 듯 어찌나 간절하게 쳐다보는지 나에게 구해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습니다.
겁은 났지만 남자인 내가 나서야 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저기 기사님! 뒤에 앉으신 분은 목적지가 어디예요?"
순간 살짝 멈칫하는 택시기사님.. 그리곤 일부러 못 들은 척하는 건지 아무 말도 없이 다시 운전만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작지만 아주 긴박한 듯의 여자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마치 기사의 눈치를 보다 저에게 구조를 요청하는듯했죠
"네 말씀하세요!"
저는 일부러 더 큰 목소리를 내어 말했습니다.
"가덕도 연대봉으로 가주세요.. 제발.."
억지로 쥐어짜는듯한 여자의 목소리
그런데 기사님은 애절한 요청을 무시한 채 앞만 보고 달릴 뿐이었습니다.
저는 분노에 차서 크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기사의 표정은 마치 화가 난 듯 붉으락 푸르락 변하더니 다급히 길에 차를 세우고 말았습니다. 그리곤 내비게이션에 가덕도 연대봉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맞아?"
전 여자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맞다는 듯이 끄덕이는 여자의 얼굴에 택시는 그 목적지를 해야 운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속 150km로 전복될듯한 무서운 스피드로 달리기 시작한 택시
운전대를 잡은 기사님의 얼굴엔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심상치 않은 듯한 표정의 비장한 눈빛의 기사님에 저는 말조차 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경로를 이탈하여 재검색합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내비게이션의 안내음성에 아까부터 같은 길만 뱅뱅 돌고 있다며 패닉상태의 기사님
그때부터 우리는 여자가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목적지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고 달려 진흙이 가득한 산길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차의 시동이 꺼지고 말았습니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안절부절못하는 기사님이 외쳤습니다.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도착 못하면 어떡하지?"
택시가 멈춘 곳은 바로 산 중턱 주변엔 나무로 가득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가 없는 지점이었습니다.
당황한 전 여자를 쳐다보았는데.. 분명 방금 전까지 있던 여자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기사님 그 여자분 어딜가신거죠?"
"뭐라고? 그 여자가 없어졌어?? 없어진 것 확실하지???
몇 번이나 재차 묻던 기사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습니다.
"목적지가 여기가 맞나 보네.."
의아해하는 저를 향해 기사님은 아주 섬뜩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택시기사가 지켜야 할 수칙 3가지
택시기사라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운행할 때 지켜야 할 수칙이 있다고 합니다.
1. 사람이 아닌 것은 태우지 말아라
2. 차에 탄 승객의 숫자를 말하지 말아라
3. 귀신을 태웠으면 반드시 목적지에 태워다 주어야 한다.
그러니까 기사님의 말은 지금껏 뒷좌석에 있던 그 여자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
그제야 사활을 걸며 운전했던 기사님의 태도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쿵"하는 굉음과 함께 무언가 묵직한 것이 차위로 떨어졌습니다.
"삐익- 삐익- 삐익- "차는 충격을 받은 듯 경고음을 시끄럽게 내기 시작했습니다.
전 재빨리 나와 떨어진 물체의 정체를 확인한 후 너무 놀라 비명조차 지를 수가 없었습니다.
차위로 떨어진 그것은 다름 아닌... 끊어진 밧줄이 목에 감겨있는 한 여자의 시신이었습니다.
택시 안에서 본 흰 원피스를 입고 있던 여자.. 꼭 그곳에 가야 한다는 여자와 똑같은 얼굴과 모습으로 말이죠
자기 몸을 찾으러 왔던 죽은 영혼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