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시즌3 / / 2023. 9. 8. 13:19

심야괴담회 시즌3 91회 피 토하는 아이(돈으로 뒤바뀐 운명)

반응형

심야괴담회 시즌3 91회 두 번째 이야기는 피 토하는 아이입니다.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경기도에 살고 계신 김경아(가명) 씨가 보내주신 사연으로, 30여 년 전 경아 씨는 친척 동생 미희 씨로부터 정말 믿기지 않지만 믿을 수밖에 없던 이야기 하나를 듣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생생히 떠오른다는 그날의 일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미희와 경아의 바뀐 운명

 
경아 씨가 고등학생 무렵 경아씨 가족은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게 됐습니다. 바로 경아씨 큰아버지 때문인데요. 큰아버지가 아버지의 전 재산을 빌리고 보증까지 세우고서 도망을 쳤거든요. 경아씨 부모님은 자식만큼은 굶기지 않으려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하였지만 수년째 형편은 도무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곱게 차려입은 아주머니가 경아씨 집을 찾아왔습니다. 한 손엔 두꺼운 돈 봉투를 들고서 말이죠.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내가 이 돈 이거 다 드릴 테니까. 우리 애 한 번만 살려줘요!"
아주머니는 10년 만에 나타난 경아씨 큰어머니였어요.
 
"누가 누굴 살려줘요? 이제 와서 이 돈이 무슨 소용이라고! 당장 나가요!"
 
화를 내며 집안으로 들어가는 아버지를 따라 큰어머니가 황급히 뒤 쫓아 들어갔고 큰어머니와 같이 온 여자아이와 경아 씨 둘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큰집 막내딸 미희 씨 그러니까 경아 씨의 사촌 동생 었죠.  미희가 입은 고운 원피스를 보니 자신의 낡은 옷과 비교되는 게 미희마저 얄미웠지만 애써 속마음을 숨기며 데면데면 서 있던 그때  미희가 경아 씨를 보고 말합니다.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언니 조심해요! 걔가 언니 옆에서 언니만 보고 있어요."
그날 사촌동생 미희 씨는 경아 씨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하는데요. 지금부터  미희 씨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공을 든 삐쩍 마른 소년

 
그 아이를 만난 건 1년 전이었어요. 친구 집에서 놀다 저녁 무렵 집에 돌아왔는데 집이 조용한 게 아무래도 제가 제일 먼저 온 듯했습니다. 그렇게 텅 빈 거실에 들어서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통.... 통... 통'
 
이게  무슨 소리인지? 소리를 쫓아 집 안을 훑어보는 순간 멀리서 작은 공 하나가 제 발밑으로 굴러왔습니다.
 
'이런 공이 집에 있었나?' 라며 공을 집어 들었는데  순간 작은 손이 공을 확 낚아채갔습니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드니 삐쩍 마른  한  남자아이가 서 있는 거예요. 아이는 핏기 하나 없는 얼굴로 절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그때 마침 퇴근을 하신 아빠가 들어오셨고 아이는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 그 아이는 밤마다 나타났습니다.  가족들에게 저기 꼬마가 있다고 말해봤지만 다들 눈에 보이지 않는 듯 엄마도 아빠도 오빠도 모두 제 말을 장난처럼 생각했습니다.
아이는 손엔 늘 하얀 공을 쥐고선 거실 구석 같은 자리에 늘 쪼그려 앉아 있었죠. 그렇게 답답한 나날이 흐르던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오빠를 공격한 아이

 
'통... 통... 통..' 익숙한 그 소리가 또 들리는 거예요. 소리는 오빠 방에서 나고 있었습니다. 조용히 닫힌 방문을 살짝 열어봤더니, 데구루루 구르다 멈추는 공이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공은 분명 멈춰 있는데 공이 튀기는 소린 멈추질 않았어요. 저는 소리의 정체를 곧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자고 있는 오빠 배 위에 앉아서 쉴 새 없이 오빠의 배를 손으로 내리치는 소리였습니다.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오빠는 아무것도 모른 채 죽은 듯 잠들어 있었죠. 당장 오빠를 깨우려 발을 떼던 그때 아이가 절 쳐다보는 거예요. 순간 눈, 코, 입 아이 얼굴 곳곳에서 핏줄기가 흘러내리기 시작했고 오빠의 배를 흠뻑 적시었습니다.
저는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고 오빠가 깨어남에 따라 아이도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오빠는 췌장암 진단을 받게 되었고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전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가족들만 지켜봤어요.
 
 

가족을 지켜야 해

 
얼마 후 엄마는 오빠 병원에 있고  아빠와 저만 집에 있던 밤이었습니다. 아빠와 나란히 누워 잠을 청했죠. 그런데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더라고요. 옆을 봤더니, 아빠가 잠든 모습 그대로 천천히 고개를 들고 있었죠. 그때 아이가 잠든 아빠의 머리채를 잡아 올리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우리 가족한테 왜 이러는 거 거야!"
답답한 마음에 전 아이를 향해 소리를 질렀습니다. 순간 아이가 갑자기 입을 쫙 벌리더니, 그대로 피를 끊임없이 쏟아내기 시작했고, 아빠의 머리맡은 금세 피로 흥건해졌습니다. 전 비명밖에 지를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미희야 무슨 일이야?"
드디어 아빠가 깨어났고 머리맡의 아이는 사라지고 없었어요. 그리고 열흘 후 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됐어요.
 
아빠가 뇌출혈로 인해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빠 역시 투병하는 도중 경과가 안 좋아져서 세상을 떠나게 되었죠. 그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얼마 안 있다가  저 역시 제  왼쪽 다리에 남자아이가 피를 토하는 꿈을꾼 후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다친 곳은 역시 아이가 피를 토했던  왼쪽 다리였죠.
 
이후 엄마는 저를 앉혀놓고 재차 제 눈에 보이는 아이의 관해 물으셨습니다.  그러다 불현듯 뭔가가 떠오르셨는지 절 어디론가 데려간 곳이 바로 작은 아버지네 집이었습니다. 

 

반응형


 
 

작은 아버지네 집

 
"서방님 우리 좀 한 번만 살려줘요 내가 이 돈 이거 다 드릴게 그러니까 우리 애 한 번만 살려줘요 "
엄마는 10년 만에 만난 작은 아버지에게 다짜고짜 절 살려달라며 두툼한 돈봉투를 건네셨습니다.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누가 누굴 살려줘요? 우리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이제 와서 이 돈이 무슨 소용이라고! "
 
작은아버지는 화를 내며 집으로 들어가 버리셨고 엄마는 곧장 작은아버지를 쫓아가셨죠 그런데 눈앞에 피토하던 아이가 또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사촌언니 경아의 옆에서 경아언니만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죠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얼른 언니에게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려주며, 조심하라고 경고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제 이야기를 듣던 언니가 펑펑 울며, 생각도 못한 말을 꺼냈어요.
 
"개.. 내 동생이야.. 내 동생 경수라고!"
 
피토하던 그 아이가 바로 경아 언니 동생. 그러니까 저는 본 적이 없는 제 사촌 동생이라는 거였습니다.
 
 

경아 씨의 이야기

 
전 귀신같은 걸 또 믿지도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근데 미희가  봤던 아이는 이 년 전에 죽은 제 동생이었어요.
아이가 늘 하얀 공을 지고 다녔다고 하는데 그 공은 제가 동생에게 사준 선물이었습니다.
제 동생 경수가 얼마나 착하고 속이 깊었냐면요 생일 선물이 고작 작은 공 하나였지만 온종일 집에서 혼자 공 하나 가지고 놀면서도 투정 한 번 부린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밝던 경수가 눈에 띄게 수척해졌습니다. 그리고  틈만 나면 코피가 흐르는데 한 번 나면 멈추지 않고요.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갑자기 왈칵 피를 토하기도 했죠. 없는 형편이지만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큰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검사 결과 경수가 급성 백혈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절박한 마음으로 형님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형이 빌려간 내 돈 있잖아. 우리 경수가 많이 아파서 그런데 그 돈 좀.. 줄 수 없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야 네가 나한테 돈 빌려준 증거 있어? 자식도 책임지지 못하면서 무슨 가장이야? "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형의 태도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죠 
 

경수의 죽음 이후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마음이 아픈 건, 동생 경수가 그때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집안 사정이 안 좋은 걸 아니까 자기 치료 안 받아도 된다고 엄마 아버지 힘들어하지 말아 달라고 집에 돈이 없어서 자기가 죽게 될 거라는 걸 알았다는 게 그걸 알고 죽었다는 것이죠.
아버지가 특히 막내에 대한 죄책감이 심하셨어요. 오죽하셨으면 자식들 부모 앞에서 농약까지 갖고 오셨겠어요. 아버지가 그걸 앞에다 놓고 둘러앉아서 미안하다 하시면서 같이 떠나자 하시는데 그게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가족이 떠난 경수를 생각하며 마음 아파하는 동안, 경수를 그리워할 시간도 부족할 만큼 가난에 허덕였고 경수는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가족을 지켜보고 있었던 거죠. 동생이 자기 부모님 힘들게 한 사람들한테 자기 나름대로 아마 벌을 주고 싶어서 그랬던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심야괴담회91회 피토하는아이


동생한테 말을 전할 수 있다면 부모님은 누나가 잘 챙기고 보살펴 줄 테니까. 부모님 걱정하지 말고 좋은 곳으로 가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동생 생각이 너무 납니다. 이날 이후 전 세상에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FIN-


 

피 토하는 아이 _그 후의 이야기

 
 작은 아버지 집에 다녀온 이후로  그 아이는 미희씨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경아 씨의 어머님이 이야기를 듣고 정말 너무너무 마음 아파했다고 하는데요.  얼마 뒤에 어머니 꿈에 경수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아프고 피 토하는 이런 모습이 아니라, 예전에 건강했던 모습으로 말이죠.  씩씩하고 밝고 건강했던 모습으로 나타나서 엄마를 꼭 안아줬다고 합니다.  엄마가 느끼기에는 엄마 나 이제 괜찮아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하네요.
 
심야괴담회 시즌3 91회  피 토하는 아이는 총 35개의 촛불을 받았습니다. 

 

 

심야괴담회시즌3 1회부터 다시보기

2023.07.05 - [일상생활정보/심야괴담회 시즌3] - 심야괴담회 시즌3 82회 금룡반점(경북모대학 근처 폐가에서 겪은일)

 

심야괴담회 시즌3 82회 금룡반점(경북모대학 근처 폐가에서 겪은일)

심야괴담회 시즌3 82회 두 번째 괴담은 금룡반점입니다. 이 사연은 손동혁 씨가 보내주신 사연으로, 해당 대학 근처에 있는 금룡반점 건물에서 일어났던 기이한 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금룡반

cocoeunyoung.tistory.com

 

300x250
반응형
그리드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