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시즌3 99회의 첫 번째 이야기는 같은 꿈으로 황제성 씨가 소개해주셨습니다. 특이한 점은 김아영 씨가 귀신역할로 연기를 하셨더라고요 연기도 잘하고 통통 튀는 아영 씨를 이제 못 보게 돼서 슬프네요. 시즌4에서도 나오시기를 개인적으로 바랍니다.
같은꿈은 양슬기 씨께서 보내주신 이야기인데요. 슬기 씨는 3년 전 남자친구와 이별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별 후에 만나는 사람마다 "야 너네 그렇게 좋아 죽더니 왜 헤어졌냐?" 하면서 헤어진 이유를 되게 궁금해했다는데, 정말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말할 수 없었던 기막힌 이별의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슬기 씨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같은꿈_프롤로그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슬기 씨가 대학교 4학년이었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슬기 씨는 남자친구인 태훈 씨와 2년 차 커플이었다고 하는데요. 이 정도 되면 권태기가 살짝 한 번쯤은 올 법도 한데 이 두 사람은 날이 갈수록 사이가 좋았다고 해요. 두 사람의 이런 알콩달콩한 연애를 정말 기뻐하던 사람이 있었는데요. 바로 두 사람을 엮어준 슬기 씨의 동아리 후배 정우 씨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이 세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되었고 그 시작은 정말 모든 것이 평범했던 어느 날 저녁이었습니다.
태훈씨의 이상한 변화
그날은 데이트를 하기로 한 장소에 태훈 씨가 오지도 않고 연락도 닿지 않는 거예요. 저는 걱정되는 마음에 태훈씨 자취방을 찾아갔는데요. 집안이 온통 캄캄한거에요 밖에 나갔나 싶어서 전화를 걸었는데 집안에서 벨소리가 나더라고요. 벨소리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태훈씨가 침대 위에 혼자 앉아 있었습니다.
"오빠? 어디 아파?"
그런데 오빠가 좀 이상하더라고요
"야 지금이 몇 시인 줄 알아? 들었으면 대답을 해!"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저를 추궁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아.. 너 남자 만나고 왔지? 정우냐? 누구 만나고 왔냐고!!!"
태훈 씨에게 확 풍기는 술 냄새.. 그리고 뻘겋게 충혈된 눈.. 처음 보는 태윤 씨의 낯선 모습에 너무 놀란 나머지 그대로 자취방을 뛰쳐나왔습니다. 제가 아는 태훈 씨는 술을 좋아하지도 않았고요. 술이 센 편이라 잘 취하지도 않고 술버릇도 깔끔했거든요.. 그리고 몇 시간 뒤 태훈 씨가 먼저 전화를 걸어왔는데요.
"슬기야 내가 진짜 미안해 와 내가 깜빡 잠이 들어 가지고 많이 기다렸지 지금 어디야 내가 갈게!"
"오빠? 무슨 소리야 아까 무슨 일 있었는지 기억 안 나?"
태훈 씨는 저와 자취방에서 만났을 때 했던 거친 말과 행동들을 전혀 기억을 못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다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나랑 정우 사이를 의심해? 그리고 술은 대체 얼마나 마신 건데"
근데 기억이 안 난다 기억이 도통 나질 않는다. 그리고 술 먹은 적도 없다. 라면서 어쩔 줄 몰라하더라고요 이러나저러나 제 입장에선 정말 화가 많이 나서 태훈 씨가 며칠에 걸쳐서 저에게 사과를 해서 겨우 풀었습니다.
같은꿈을 꾼 그날밤
일이 있고 얼마 후 저는 태훈 씨 집에서 함께 자고 있다 서늘한 한기를 느껴 잠에서 깼는데 옆에 누워 있어야 할 태훈 씨가 자리에 우두커니 뒤돌아 앉아있는 거예요. 고개를 한쪽으로 푹 꺾은 채로요.
제가 태운 씨 어깨에 손을 올리려던 그 순간 다른 손에 제 손을 덥석 잡더라고요
그건 낯선 여자였습니다.
"죽여줄까?"
그러고는 태훈 씨의 목덜미와 머리채를 덥석 잡더니 소스라치게 웃으면서 목을 부러뜨릴 듯이 힘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전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여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절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태훈 씨뿐이었습니다.
전 지난번 태훈 씨 일로 화가 많이 나서 그런 악몽을 꿨나 보다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난 태훈 씨에게도 얘기를 해줬는데 태훈 씨 말이 나도 어제 꿈에서 어떤 여자가 목을 졸랐다는 거예요 무서운 꿈이었지만 신기하잖아요. 이 신기한 마음에 우리는 각자 꾼 꿈 이야기를 정우 씨에게도 들려줬습니다. 그런데 얘기를 들은 정우 씨가 신기해하기는커녕 인상을 잔뜩 찌푸리는 거예요.
그러더니 정우 씨 말이 자기도 어떤 여자가 나 와 자꾸 자기 목을 조르는 꿈을 꿨다는 거예요. 셋이 같은 꿈을 꿨지만 딱 하나 다른 점은 제 꿈에서만 그 여자가 말을 걸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갑자기 정우 씨는 집에 간다고 나갔고 그 이후 잠수를 타서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부터 저와 태훈 씨의 사이도 점점 더 나빠졌습니다. 지난번 태훈 씨의 사과와 해명이 무색하게도 저를 의심하는 듯한 태훈 씨의 행동은 점점 더 심해지고, 과격해어요. 매일 수십 통씩 위치를 확인하는 전화를 걸어댔고 문자를 쉴 새 없이 보앴습니다. 한순간에 변해버린 태훈 씨가 꼭 낯선 사람 같았습니다. 하지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를 믿고 존중하는 연애를 해왔던 사이잖아요. 쉽게 이별을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남자친구를 죽이려는 여자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함께 티브이를 보고 있을 때였어요.
"야 술 가져와! 안 들려? 술 가져오라고!!"
"딴 놈이라도 생겨서 이제 내 말은 말 같지도 않나 보다? 집구석 정말 잘 돌아간다"
마치 의처증에 거린 남편처럼 말하는 태훈 씨에게 대체 왜 그러냐 그만 좀 하라고 소리쳤지만 오히려 더 성을 내며 절 밀치기까지 했습니다.
벽에 부딪쳐 바닥에 주저앉은 순간..
"죽일까? 죽여줄까?"
갑자기 다시 나타난 여자는 저를 보고 씩 웃더니, 태훈 씨의 목을 움켜쥐고 더욱 세게 목을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괴로워하는 태훈씨의 얼굴을 즐겁다는 듯이 웃으며 더욱 힘을 주었죠
"안돼!!!"
전 그 광경을 보고 기절을 했습니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아침이었고, 저와 태훈 씨는 거실 바닥에 쓰러진 채 잠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전날 제가 본 일을 모두 이야기해 주었는데, 이 얘기를 듣고 한참 고민을 하던 태훈 씨가 뜻밖의 일을 털어놓더라고요
폐가체험을 간 태훈과 정우
이 일이 있기 얼마 전 태훈 씨와 정우 씨가 정우 씨 본가가 있는 시골로 놀러 간 적이 있었대요 그때 담력 체험할 겸 동네 폐가에서 술을 마신거죠. 그러다 취기가 올라와 폐가 안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는데 그때 태훈 씨가 꿈을 꿨대요 꿈에서 눈을뜬 장소는 그 폐가 안이었습니다. 얼굴에 상처가 가득한 한 여자를 어떤 남자가 마구 때리고 있었대요.그 광경을 계속 지켜보다 다가갔는데 태훈씨와 여자를 폭행하던 남자와 눈이 딱 마주친 순간 어느새 태훈 씨가 그 남자가 서 있던 자리에 자기가 있더래요.
여자가 울면서 때리지 말아 달라고 태훈 씨에게 사정을 하는데도 속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끓어 올라서 계속 여자를 때렸다는 거예요.
"죽일 거야!!!"
그 여자가 악을 지르며 자신에게 달려드는 모습에 거의 동시에 비명을 지르면서 꿈에서 깨어났다는 거죠. 순간 태훈 씨는 본능적으로 알겠더래요. 정우 씨와 자신이 같은 꿈을 꾸었다는 것을요..
그 얘기를 들은 저는 그때부터 뭔가 잘못됐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연락이 뜸한 정우 씨에게 전화를 걸었는데요. 제가 듣게 된 건 정우 씨의 부고 소식이었습니다.
정우도 폐가에 다녀온 이후에 계속 여자 꿈을 꾼다고 했다더라고요. 그걸 넘어서 이상 행동이 점점 더 심해져서 부모님이 네가 안전하려면 병원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득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지내다가 거기서 사망을 한 거죠. 근데 사망 원인이 자신이 베개 솜을 입에 넣어 스스로 질식했다고 합니다.
괴로워하던 정우 씨는 그렇게 허망하게 떠났고 이후 정우 씨의 장례식을 찾은 우리 두 사람은 부모님한테 뜻밖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폐가에 얽힌 이야기
원래 그 집에는 부부가 살았었는데 남편의 의처증이 너무 심해서 아내를 구박하고 때리고 괴롭혔었던 거예요.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다 결국 아내가 참지 못하고 술에 취해 들어온 남편을 목 졸라 죽이고 본인도 목을 매달아서 죽었던 거죠.
그 장소가 바로 두 사람이 술을 마셨던 폐가였어요. 폐가 다녀온 이후 태훈 씨와 정우 씨의 꿈에 나타났다가 제 꿈에 나타나서 죽여줄까를 외치던 여자.. 꿈에 나타난 여자는 정말 폐가에서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사연 속의 아내였을까요?
같은꿈_그후의 이야기
사연의 여자가 슬기 씨한테만 말을 걸어왔다고 했는데 같은 피해자 입장이라고 생각을 해서 죽여줄까라고 한 것인 것 같습니다. 정우 씨와 태훈 씨가 그 폐가에서 남편 귀신이 동시에 씐 거고 남편의 영을 따라서 아내도 따라온 것 같습니다. 슬기 씨는 태훈 씨와 헤어졌다고 하는데, 따로 연락을 하고 지내지는 않아서 요즘도 인제 꿈을 꾸는 것까지는 모르고 그래도 주변을 통해서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다행히 안 좋은 소식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고 지내고 계신다고 하네요
심야괴담회 시즌3 99회 첫 번째 이야기 같은 꿈은 총 24개의 촛불이 켜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