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시즌3 83화 세 번째 괴담은 '터널 끝에서'이며, 부산에 사는 김우진(가명)씨가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터널은 자주 등장하는 소재로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긴 공간을 지날 때 그 안에서 일어나는 클래식한 공포괴담으로 많이 등장하곤 하는데요 한번 만나보시죠!
저주의식을 할 때 다른 사람에게 그 모습을 들키지 말아라..
만약 누군가에게 발각된다면 날리던 살이 다시 돌아와 죽임을 당하게 된다.
터널 끝에서_프롤로그
사춘기시절 전 같은 반 친구였던 웅이, 건우와 항상 어울려 다녔고, 우리는 비밀스러운 조직을 운영하는 삼총사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비밀조직의 이름은 이름하야 바로 '고스트 브라더스'
공포괴담,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미스터리현상은 연구하는 모임으로 진심인 우리는 저주인형이나 EMF측정기등을 구입하여 장비빨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EMF측정기란?
귀신탐지기 알려져 있으며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날 때마다 불규칙한 자기장을 측정하여 귀신을 탐지하는 물건
그날도 우리는 은밀히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건우가 저주의식과 관련한 소문을 들려주었습니다.
"저주를 내릴 땐 무조건 혼자 있어야 돼 내가 누군가에게 저주를 내리고 있는데 누군가에게 들키면 내가 날리던 살이 부메랑처럼 나에게 되돌아와서 내가 죽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
한참 심각하게 듣고 있는데 웅이가 말을 꺼냈습니다.
"나도 비슷한 이야기 알아 저기 뒷산 가는 쪽에 터널 알지? 예전에 어떤 무당이 죽었는데 딱 그렇게 살을 날리다 도로 돌려받아서 죽은 거라는데?"
이 흥미 있는 이야깃거리는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시켰고 즉시 각자 준비물을 챙겨 괴소문의 터널에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소문의 터널 안으로
그날밤 터널 앞에 모인 우리 셋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터널로 들어갔습니다.
웅이가 제일 먼저 앞장서고 탐지기를 든 내가 두 번째 그리고 촬영을 맡은 건우가 마지막순서로 따라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터널 안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어둡고 음침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불쾌했던 건.. 들어가자마다 온몸을 휘감는 축축한 공기와 역한 물비린내였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우리의 발소리만 메아리치던 그때
"아아아악"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건우의 비명소리
"뭐야?? 건우야 왜 그래?"
무언가 놀란 듯 주저앉아 있는 건우
"목덜미에 머리카락 같은 게 붙었었어..."
"아.."
건우의 엄살에 버리고 가야 되나라는 생각에 웅이에게 의견을 물어보려는데.. 어? 앞에 있던 웅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웅이를 찾아 주변을 살피는데 터널 끝으로 걸어가고 있는 웅이의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야 최웅!! 웅아 같이 가!!"
우리는 대답 없는 웅이의 뒤꽁무니를 쫓아 재빨리 걸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터널의 끝에 거의 다 달았을 때, 우리의 탐험이 별일 없이 이렇게 시시하게 끝나는구나 하고 허무함이 몰려왔습니다.
이제 돌아가자는 이야기를 꺼내려는데 갑자기 웅이가 이어진 산길을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야 웅아 어디가!!! 같이 가!!!"
저와 건우는 웅이를 쫓아 산길을 헐레벌떡 올라갔고 어느 순간.. 서늘함이 느껴져 주위를 돌아보니 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한 동굴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낯선 동굴 안에서 벌어진 일
"야.. 너 저기 들어갈 거야? 난 절대 못 들어가"
한 발짝도 못 들어가겠다는 건우를 세워두고 전 혼자 그 동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은 듯 입구부터 서늘한 느낌이 몸을 감싸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걷다 보니 동글 저 끝에 희끗희끗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니 웅이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습니다.
웅이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그제야 동굴의 풍경이 눈 안에 들어왔습니다.
동물 안에는 제단이 차려져 있었고 상위에 올려져 있는 건 어떤 남자의 흑백사진과 부적.. 그리고 짚으로 만들어진 저주 인형이 놓여 있습니다.
인형의 팔다리엔 곳곳에 못이 박혀 있었는데 본능적으로 이곳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야 웅아 빨리 나가자!!"
그런데 갑자기 벌떡 일어난 웅이는 흰자가 보이게 눈이 뒤집힌 채 한 손엔 돌을 그리고 한손엔 대못을 쥐고 금방이라고 인형에 못을 박을듯한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이 저주의식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웅이의 등을 세차게 여러 번 내리쳤습니다.
어디선가 등을 세게 치게 되면 귀신을 쫓을 수 있다는 것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세차게 웅이의 등을 연달아 치자 어느 정도 정신이 돌아온 듯한 웅이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동굴을 뛰쳐나가 버렸습니다.
나도 빨리 쫓아가려는 순간 내가 가지고 있던 귀신탐지기에서 미친듯한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고 온몸이 얼 것 같은 한기가 제 주변을 덮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굳은 몸을 이끌고 힘겹게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제사상 밑에서 뭔가 희끗히끗한것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하얀 둥근 물체... 그건 창백한 여자의 얼굴이었습니다.
제단 밑에서 빼꼼히 나온 여자의 눈이 내 눈과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날 확인한 여자는 내 눈을 쳐다보며 천천히 기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으아악"
전 뒤도보지 않고 죽을힘을 다해 동굴 밖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다시 터널... 날 쫓아온 여자
그렇게 동굴을 빠져나와 정신없이 산길을 내달려 어느덧 터널 입구와 그 앞을 달려가고 있는 친구들을 발견했습니다.
친구들을 뒤쫓아 재빨리 터널 속으로 달려간 순간 갑자기 귀신탐지기가 또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맹렬히 울리는 탐지기 소리 속으로 어두컴컴한 터널 안 어디선가 방울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또다시 소름 끼치게 차가워진 공기를 뚫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는데 내 뒤에 바닥을 기는듯한 기괴한 모습으로 멈춰 있는 여자가 보였습니다.
공포심에 정말 얼어붙어버린 듯한 다리를 옮겨 앞으로 나가가려는데
그 순간..
"봤어?....... 왜 봤어?"
순식간에 내 앞으로 달려와 왜 봤냐고 외치는 여자의 얼굴을 보고 전 기절을 하고 말았습니다.
기억을 잃은 친구들
제가 눈을 뜬 건 다음날 아침 건우의 집이었습니다.
터널 속에 쓰러진 절 건우와 웅이가 옮겼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이없는 건 제일 멀쩡했던 건우는 절 쫓아왔던 여자를 보지 못했고 지난밤 가장 문제적 행동을 했던 웅이조차도 그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웅이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어제저녁 일찍 도착해서 터널을 둘러보고 있는데 터널바닥에서 어떤 남자의 흑백사진이 떨어져 있더라고, 호기심에 사진을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방울소리와 숨죽여 웃고 있는 낯선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라. 그 이후로는 터널에 들어간 기억조차 없어.."
그 일이 있은 후 이틀 후 저희는 다시 한번 그 터널에 찾아가야 했습니다.
동굴입구에 비싼 캠코더를 두고 왔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무리 근처를 둘러봐도 동굴입구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야 그 동굴 그냥 찾지 말자."
건우가 그냥 가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저주의식할 때 누군가에게 들키면 그 살이 돌아와서 죽을 수도 있다는 거.. 최웅이 거기서 저주의식하는걸 네가 봤다며 하마터면 웅이 죽을뻔했던 거잖아"
건우의 말에 우리는 그냥 산을 내려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여자는 마무리 짓지 못한 자신의 저주의식을 죽어서도 웅이,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끝까지 행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그렇다면 그 저주의식을 끝날 때까지 그 여자는 또다시 누군가의 앞에 나타나지 않을까요?
-fin-
심야괴담회 시즌3 83회 세번째 이야기 터널끝에서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