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84회 세 번째 이야기 대박식당입니다.
부산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박지은 씨가 보내주신 사연으로 지은 씨는 '이것' 때문에 쪽박식당을 대박식당으로 바꿀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 그 기상천외한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대박식당_프롤로그
5년전, 저는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남자친구와 함께 작은 식당을 차렸습니다.
음식솜씨하나는 타고난 탓에 가게운영은 순탄할것라 생각했지만, 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걸까요?
공과금,월세, 그리고 대출이자를 내고 나니 남는 것은 마이너스 300만 원.
가게엔 손님은 없고 이러다 가게 보증금까지 날리게 될까 너무나 불안했던 전 전단지라도 돌리려 가게를 나섰습니다.
그 순간 우리 앞 요란하게 싸이렌소리를 울리며 지나가는 구급차
구급차가 도착한곳은 제 가게 바로 맞은편 건물이었고 그 앞에는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와 함께 근처로 가보았습니다.
"무슨일 있어요?"
"재수가 없으려니... 사람이 또 죽었대"
혀를 끌끌 차면서 가시는 아저씨 뒤로 휜 천으로 덮인 무언가 들것에 실려서 내려오는 게 보였습니다. 순간 팔에 소름이 확돌며 오한까지 들자 도망치듯 남자친구와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손님 하나 없는 텅빈가게,
'오늘도 장사 망했다...'라는 생각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손님이 오지 않을까 늦게까지 문을 닫지 못하다 결국 퇴근을 했습니다. 바로 가게 안에 딸린 작은 방으로 말이죠
가게를 마련하느라 그나마 있던 전세금도 모두 다 뺏던 우리에게 남은 건 달랑 이 가게뿐 어떻게 살아야 되나 고민을 하다 잠이 들었습니다.
귀신을 목격한 남자친구
"지은아.!. 일어나 봐."
한숨도 못 잔 듯 새하얗게 질린 얼굴의 남자친구가 절 급하게 깨우는 바람에 잠에서 깼습니다.
남자친구는 절 붙잡고 이상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벽에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났는데 방문밖에서 쩌억..쩍..쩌억..쩍 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라랍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식당 홀 쪽으로 나가자 어두컴컴한 홀 가운데서 긴 머리에 하얀 소복을 입은 어떤 여자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미친 듯이 돌고 있었습니다.
순간 너무 놀라 다시 왔던 길로 허겁지겁 도망을 쳤고 숨을 고른 뒤, 다시 홀을 쳐다보았을 때 이미 여자는 감쪽같이 사라진 후였다는 이상한 이야기.
믿기 힘들었지만 남자친구의 진지하고 겁먹은 표정을 보니 그냥 넘길 수 없던 저는 가게 cctv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새벽에 방을 나서다 후다닥 도망치는 남자친구 그리고 다시 조심히 홀 쪽을 살펴보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면이 어두운 탓인지 홀 쪽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영상을 확대해 보려는 순간!
"혹시 지금 식사되나요?"
가게문을 열지도 않았는데 아침부터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꿈만 같은 하루의 시작이었습니다.
귀신이 나타나면 손님이 몰려든다
점심에는 단체 손님들이 몰려오고 심지어 저녁은 만석! 재료소진으로 밀려드는 손님을 돌려보내기까지 정말 얼떨떨하고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장사를 마치고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만은 가벼웠던 하루였죠
"내일도 열심히 해보자!"
남자 친구와 파이팅을 외치고 전 기절하듯 잠에 빠져버렸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쩌억..쩍..쩌억..쩍.. 누군가 바닥을 걷는듯한 의문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잠에서 깨어 눈을 떠보니 누군가 방안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검은 중절모에 썩은 듯 푸른 발톱들... 시커먼 얼굴을 가진 남자가 온통 검게 물든 눈으로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쩌억 쩍 소리를 내며 저에게 가까이 다가온 그 남자는 귀까지 찢어진 입으로 씩 웃더니 제 입을 강제로 벌렸습니다. 그리고 뭔가를 가득 욱여넣기 시작했습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지독한 냄새 그건 알코올이 잔뜩 묻은 솜뭉치였습니다.
입안 가득 꾹꾹 집어넣는 남자에 반항도 못한 채 목구멍으로 삼키면 안 된다는 생각밖에 하지 못하며 윽윽 거리며 괴로워하는데
"지은아 지은아!"
저를 깨우는 남자친구의 목소리에 전 그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었습니다.
"오빠.. 나도 귀신 본 거 같아!! 우리 이사 가야 되는 거 아닐까?"
두려움에 가게를 나가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날 또 장사가 대박이 난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어제보다 더!
"원래 귀신 나오면 장사가 잘된다고 하잖아 "
"에이.. 설마"
남자친구와 저의 예상대로 귀신을 보면 볼수록 가게는 대박이 났습니다. 손님들이 몰려왔고 맛집으로 방송까지 타게 되었습니다
차곡차곡싸이는 돈 넘쳐나는 손님들.. 저희는 너무나 행복했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우리는 피폐해져 갔습니다.
밤마다 귀신들의 괴롭힘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고 깨어있는 상태여도 제정신이 아닌 몽롱하고 예민한 상태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피폐해져 가는 우리
저는 다급하게 남자친구를 붙들고 말했습니다.
"나.. 더 이상 못살겠어"
"야! 우리 아직 대출금도 못 갚았어 안돼!."
남자친구는 표정까지 굳어서 저에게 소리를 확 지르는데 더 이상 예전의 다정했던 사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내 앞에 있는 이 피폐하고 예민해진 사람이 제가 아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싸늘한 정적만 흐르고 있던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이고 얼굴 봐라 다 죽게 생겼네 진짜였네 진짜였어"
갑자기 남자친구 어머니가 찾아오셨던 겁니다.
그리곤 간밤에 꿈자리가 뒤숭숭했다며, 꿈 이야기를 들려주였습니다.
어떤 여자가 남자친구 위에 올라타더니 길고 뾰족한 물건으로 남자친구의 얼굴을 수도 없이 찌르고 있었다는 흉몽에 대해서 말이죠
어머니는 용한 점집에서 받아왔다며 가게 이곳저곳에 부적들을 붙였습니다.
"저거 절대로 떼면 안 된다"
신신당부를 하고 어머니가 다녀가 신후 부적 덕분이었을까요? 저희는 오랜만에 푹 잘 수가 있었습니다.
숙면으로 인해 날아갈듯한 몸상태로 신나게 영업준비를 마쳤는데,
이럴 수가... 식당에 손님이 뚝 끊겨버렸습니다.
며칠 후엔 그나마 있던 예약까지 모두 취소가 되어버렸죠
다시 파리만 날리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식당.
망연자실해 있던 남자친구가 벽을 손으로 가리켰습니다.
"저거 때문이야!!"
그것은 바로 남자친구 어머니가 가져온 부적들이었고 우리는 식당 구석구석에 붙어있던 부적들을 모두 떼어내 불태워 버렸습니다.
이 부적이.. 손님들도 귀신들도 다 쫓아버렸던 것 같았죠.
하지만 한번 사라진 귀신들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위험한 선택
귀신보다 무서운 대출금 앞에서 저희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귀신을 부르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매일밤 가게곳곳에 향을 피우고 갓진 밥을 푸어 그 위에 숟가락을 꽂아 두었습니다.
그리고 간절하게 귀신이 나타나길 기도했습니다.
그 간절함이 통하게 된 걸까요? 저희는 다시 귀신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매일밤 잠을 깨우는 귀신들의 행렬. 그리고 차곡차곡 쌓여가는 돈들.. 이 기이한 현상을 저희 두 사람은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습니다.
이제 두 달 후면 임대 계약이 끝이 납니다. 저희들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사를 가야 할까요? 아니면 더 버터야 할까요?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사연의 주인공은 결국.. 돈 때문에 재계약을 하시기로 결정을 하셨다고 합니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건.. 밀려오는 대출금인 걸까요? 장사를 마치시는 날까지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심야괴담회 84회 대박식당 사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