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시즌3 / / 2023. 7. 26. 18:41

심야괴담회 시즌3 85화 향꺼진 날(장례식장에서 벌어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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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시즌3 85화 첫 번째 괴담은 향 꺼진 날입니다. 
이 사연은 상례사 전의성(가명)씨가 장례를 치르며 직접 겪은 일에 대하여 사연으로 보내주셨습니다. 
 

심야괴담회 85회 향꺼진날
심야괴담회 85회 향꺼진날


상례사란?
상가 예절 관리사를 줄인말로 장례식 준비부터 진행, 발인까지 유가족들의 곁에서 장례절차를 돕는 일종의 총괄 매니저를 말합니다.
 
 

향 꺼진 날_프롤로그

2018년 여름 어느 날 이복자(가명) 할머니의 장례를 담당하게 된 첫날이었습니다. 
일단 유가족 대표들을 만나 상례사로써 앞으로의 장례절차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장례용품 구매를 도와드렸습니다. 

" 주임임은 돈생각하지 마시고 최고로만 준비해 주세요 "
"우리 어머님 제사상에 올라갈 음식은 저희가 할테니 조문객 음식만 잘 신경 써 주세요 "

세 며느리들 모두 시어머니 장례에 열과 성을 다하셨고 특히 카리스마 넘치는 큰며느리를 중심으로 착착 준비가 되는 것을 보고 이번 장례는 수월하게 넘어가겠구나 싶었습니다. 
 

유가족들에게 장례절차에 대해 설명을 드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문객을 받기 직전 전 주의사항에 대해 유가족에게 전달을 해드렸습니다. 

"일단 장례가 시작되면 향이 꺼지지 않게 주의 부탁드리겠습니다 "

저도 선배들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향을 잘 피어놓아야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빈소를 차리고 조문객들을 받기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건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수선한 빈소

"퉤퉤..이거 뭐야 돌이잖아?"

식사를 하던 조문객의 음식에서 돌이 나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얼른 조문객에게 음식을 교체해 드리겠다고 하며 연신 사과를 하고 있는데 이번엔 부엌에서 둘째 며느리의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전주임님 잠깐 이리 와보세요 음식이 너무 짜서 손님에게 못 드릴 수준이에요 "
 

'어우 국이 왜이렇게 짜'


실제로 맛을 보니 정말 소금을 한봇따리를 부은 것처럼 국이 너무도 짰습니다. 돌 섞인 밥에 이어 접객실 음식에 문제가 연달아 발생하자 전 연신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음식을 나르던 도우미 이모님들께서는 처음 음식을 받았을 땐 괜찮았었는데 이상하게 갑자기 음식이 짜졌다며 어떡하면 좋냐면서 절 붙잡고 억울해하셨습니다. 
저는 일단 이 일을 수습하기 위해  음식부터 교체할수 있는지 알아보고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려고 가는데

"전주임님 이것부터 해결하시죠"

이번엔 단단히 화가 나 있는 셋째며느리 목소리였습니다. 
 
 



"음식보다도 이것좀 보세요 "

조문객에게 나갈 술병 박스 안에 있던 술병들이 이상한 모양으로 다 깨져 있었습니다. 

세 개의 박스 중 가운데 박스에 담겨있던 술병들이 마치 누군가가 해코지한 것처럼 모조리 병목이 날아간 상태였습니다. 
 

누군가 칼로 자른듯한 반듯하게 잘려나간 술병들

 
운송 중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사과를 한 후 전 얼른 여분의 술을 가지러 주류창고로 달려갔습니다. 
 

계속되는 문제들

오늘 뭔가 일이 꼬인다는 생각을 하며 주류창고에서 박스를 꺼내 다시 장례식장이 있는 지하 이층에 도착을 했는데, 

어떤 할머니가 이복자 할머니의 빈소 입구 앞에 서서 안을 슬며시 들여다보고 계신 게 보였습니다. 
 

빈소앞을 서성이시는 한 할머니 친구분이신가?


'조문하러 오신신건가 왜 안 들어가시지?'

술박스를 놓고 다시 나오자 짧은 순간 할머니는 어느샌가 사라져 버리셨습니다. 
주변은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또다시 절 찾는 성난 외침이 들려왔습니다. 

"이거 향이 왜이래?저기 향 다른 거 없어요?"

빈소에는 저를 찾는 상주의 성난 목소리였습니다. 
가서 확인해 보니 영정사진 앞에 피워둔 향이 자꾸 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한 건 새로운 향을 바꿔 태워도 타들어가던 향이 어느새 다 꺼진다며 향이 문제인 것 같다며 화가 단단히 난 상태였습니다.
 

향까지 말썽이라니....정말 되는일이 없는 날이었다


"아니 장례식장에서 향 보관을 이렇게 해도 되는 겁니까?"

조용하고 수월하게 흘러갈 줄 알았던 할머니 장례식의 첫날은 그렇게 수없는 사과와 정말 어수선한 분위기로 지나갔고 이 모든 일이 제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큰며느리의 효심

그날밤 자정이 넘어 조문객들도 집으로 돌아가고 남은 유가족들도 쉬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깜깜한 어둠이 내린 이복자 할머님의 빈소 앞에 아까 그 할머니가 또 입구에 서계셨습니다. 

"할머니? 상주분 방금 들어가셨는데요."

"배가... 고파.."
 

다시 찾아오신 할머니 뭐라도 대접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할머니 제가 음식 남았나 확인하고 올게요 여기 잠깐 계세요"

이거 어쩌지 고민하다 전 얼른 불 꺼진 접객식 안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부엌 안 구석에서 검은형체가 웅크리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조심스레 주방으로 다가가 플래시를 그 검은형체에 비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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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깜짝이야 전주임님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검은형체의 정체는 큰며느리였습니다. 
 

"깜짝이야! 놀랬잖아요!"

 
"아.. 아직 조문객들 받으시나 봐요? 밖에 할머니 계시던데"
"아니에요 다른 분들 다 가시고 저희 가족들만 남아 있어요 "
"그럼 밖에 저 어르신은요?"

며느님과 같이 복도로 나가보았지만 할머니의 모습은 또다시 보이지 않았습니다. 

수상한 눈초리로 절 보는 큰 며느님의 시선에 할머니에 대해 더 이상 묻기도 애매했습니다. 
 
"조문객들 다 가셨는데 쉬시지 접객실에서 뭐 하고 계셨던 거예요?"
"어제 음식 때문에 그 난리가 났잖아요.. 내일 아침 제사상은 잘 챙겨드려야 할 텐데.."
 

시어머니에게 이렇게 지극정성인 며느리가 있을까?


큰 며느님은 늦은 시간까지 시어머니 마지막 가시는 길에 놓을 제사음식을 손수 준비하고 계셨던 것이었습니다.  
특히 할머니께서는 생전에 큰 며느님이 만든 잡채를 그렇게 좋아하셨다며 내일 아침에 잡채를 올리실 거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안치실에서 일어난 일

 
며느님이 정말 지극정성이구나 하는 생각에 저 역시 내일 만반의 준비를 다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덜거덕... 안치실 안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보안점검차 안치실로 들어가 보았는데  안치실 문을 열자 스산한 공기가 퍼져 나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덜거덕 거리는 소리.. 그 소리는 바로 안치실안의 한 냉동고였습니다. 
그리고 그 냉동고의 주인은 다름 아닌 이복자 할머니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었습니다.

삐익.. 순간 냉동고의 문이 스르르 열리더니 쭉 뻗은 두 손이 튀어나왔습니다. 
 
"으악!"

놀란 전 뒷걸음치다 넘어졌고 주춤주춤 뒤로 기어가다 등뒤로 뭔가에 턱 하고 걸렸습니다. 
 

내 뒤에 ..뭔가가 있었다


순간적으로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바로 아까 사라졌던 그 할머니였습니다. 

"배고파.. 젊은 양반.."

그제야 자세히 보게 된 할머니의 얼굴은 바로 영정사진 속의 이복자 할머니였습니다. 
 

분명 영정사진속 얼굴과 같은 얼굴이었다...하..할머니


전 너무 놀라 살겠다는 생각에 안치실을 뛰어나갔습니다. 그리고 사무실로 들어가 모든 문을 다 잠겄습니다. 

그때 들리는 노크소리!!


"전주임님! 스님 도착하셨데요 "
 
벌떡 일어나 시간을 보니 아침 8시였습니다. 정말 생생했던 지난 밤일은 상례사 일을 한 후 처음으로 꾼 악몽이었습니다.  

장례식이 엉망이 된 이유

그렇게 이복자 할머니의 장례식이 다시 시작되었고  스님은 염불을 외우셨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꺼진 향

"아니 향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어떡하라는 말입니까?"
유가족들의 원성이 또다시 시작되었고  스님이  장례 마지막 의식도중  크게 한숨을 쉬며 말씀하셨습니다. 

"영가께서 저 앞에서 계속 울고만 계십니다"
"스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대체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유가족들이 놀래 왜 우리 어머니가 울고 계시냐고 하니 누군가 장례식장에 황당한 장난을 쳤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유가족들은 장례식장을 이리저리 둘러보게 되는데 그때
 
"이게 뭐예요? 누가 이랬어요??"

제사음식을 살펴보던 둘째 며느리의 외침..
모든 제사 음식아래 숨겨진 머리카락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음식 밑마다 수북히 깔려있던 머리카락들..


게다가 할머니가 살아생전 가장 좋아하셨던 잡채 아래에선 머리카락이 뭉치째 깔려 있었습니다. 

충격적인 상황에 패닉에 빠진 유가족들 결국 뛰쳐나오게 되었고 범인을 색출하겠다며 경찰까지 불렀습니다. 
 

"이게 무슨일이야!! 누가 이런짓을!!"


경찰과 유가족들과 함께 CCTV를 확인해 보았는데 화면 속에서는 새벽 텅 빈 접객실로 들어오는 큰 며느님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구석에 앉아 사람들 몰래 음식 안에 무엇인가를 집어넣는 것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큰며느리의 손에 담겨 있는 것은 분명 머리카락 뭉치였습니다.  
 

"내가.. 오죽하면 그랬겠어 아무도 내 마음 몰라!!!"

할머니가 생전에 자신을 너무 괴롭혀서 범행을 했다고 자백한 큰 며느리는 호된 시집살이로 인해 원망이 가득 차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남은 의문하나는  전날밤 제 꿈에 나타만 이복자 할머니의 꿈은 단순한 꿈이 아니었던 걸까요?
부디 할머니가 좋은 곳으로 가셨길 바랄 뿐입니다. 


향 꺼진 날 그 후의 이야기

CCTV의 확인결과 음식에 돌을 넣거나 소금을 넣는 등 접객실의 음식을 망친 것 큰며느리의 소행이 확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술병이 깨진 것과 향이 꺼진 것에 대한 것에서는 따로 찍힌 영상이 없었다고 합니다. 
궁금해진 의성 씨는 큰 며느님에게 물어보자 그건 큰 며느님이 한 일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머리카락에도  숨겨진 진실이 있었습니다. 큰며느리가 넣은 뭉텅이의 머리카락은 실제 사람의 머리카락이 아니고 죽은 사람의 머리카락을 구해 넣었다는 사실입니다. 
한 맺힌 귀신보다 한 맺힌 사람이 더 무섭다는 사실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치는 사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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