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시즌3 / / 2023. 8. 30. 02:07

심야괴담회 90화 냄새(스터디카페에서 생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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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시즌3 90화 첫 번째 이야기는 냄새입니다.

심야괴담회90회 냄새
심야괴담회90회 냄새


때는 2019년 초 제보자 이예지 씨(가명)가 대학교 4학년 때 스터디 카페에 등록했다가 섬뜩한 경험을 했던 이야기입니다. 
  

스터디카페의 악취

 
학교 수업에 취업준비 거기다 아르바이트까지 정신없던 시기였죠  그 사이 중요한 시험이 다가왔고 급하게 스터디 카페 이용권을 끊었어요. 근처 재개발 중인 동네에 새로 생긴 곳이었습니다.
첫날밤 10시쯤 스터디 카페에 도착했어요. 전 집중하기 좋은 일 인석의 자리를 잡았습니다. 책상 하나 들어가는 작은 방에 문 대신 커튼을 쳐준 공간이었죠.

일인석의 아늑한 공간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으니 절로 공부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화장실 냄새 같은 불쾌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어요. 청소를 안 한 건지, 악취에 짜증이 한껏 몰려오던 그때  발자국 소리가 제 귓가에 들여왔어요 쩍.. 쩍.. 땀에 흠뻑 젖는 맨발에 바닥에 붙었다 떨어지는 발자국 소리 몰리 땀에 흠뻑 젖은 맨발소리였어요. 누가 맨발로 다니나 의아해하는 사이 웬 여자가 커튼에 바짝 붙어 서 있는 거예요. 

커튼에 붙어있는 여자


순간 놀라 얼어붙어 있는데 여자가 무표정한 얼굴로 제게 말했습니다. 
 
"내 자린데"
"아.. 여기 비어있어서 앉은 건데요"
"내 자리라니까"
"죄송해요. 비어있는 줄 알았어요."
 
저렇게 우기니 뭐 비켜주자 싶더라고요. 근데 저도 모르게 구역질이 났습니다. 여자에게선 정말 끔찍한 악취가 풍겼거든요. 정말 안 씻은 것 같은 냄새였고요. 오래 청소 안 한 화장실에서 나는 것 같은 지린내 냄새라고 하죠. 그런 냄새였어요.

냄새나는 여자

 

순간 노숙인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동네에 노숙인이 많았고 제가 항상 보는 노숙인들이랑 너무 비슷한 행색이었기 때문이 이었죠
하지만 제 예상은 틀렸습니다.
 

반응 없는 다른 사람들

 
여자는 24시간 스터디 카페에 상주하는 장수생 같았어요. 옛날에 말하면 고시촌 같은데, 제가 뺏긴 그 일 인 석 구석 자리엔 늘 커튼아래로 여자의 맨발이 보였습니다. 
 

허공에 떠있는 여자의 두발

 
 

여자가 매일 같은 자리에 앉는 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여자가 풍기는 냄새는 정말 골치 아팠습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앉아도 악취는 멀어지지 않았거든요. 다른 손님들은 괜찮나 눈치를 살펴봤는데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지 자기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예민한 제 탓이라 생각하며 어떻게든 참아보려고 했는데요. 사흘 나흘 자꾸 악취를 맡다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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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를 작성하다

 
한마디 하긴 해야겠는데 냄새라는 게 참 본인에게 직접 말하기는 참 민감한 얘기잖아요. 고민 끝에 메모를 썼습니다.
 
'냄새가 심해서 혹시 양말이라도 신어주시면 안 될까요? ''
 

메모를 작성하다


그리고 여자가 자리를 비우면 몰래 메모를 두기로 하고 그때부터 틈만 나면 여자가 있나 없나 커튼 밑을 살펴봤어요. 그런데 자꾸 보다 보니 좀 희한한 거예요. 여자는 키가 작은지 두 발이 늘 공중에 살짝 떠 있었는데요. 볼 때마다 발 방향이 바뀌는 겁니다.  어쩔 때는 발이 빙빙 도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었죠

발의 방향이 바뀐다


그렇게 여자의 발을 지켜본 지 며칠째 드디어 커튼 밑으로 여자의 발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메모를 챙겨 여자의 자리로 갔습니다. 곧장 닫힌 커튼을 향해 손을 뻗는데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내 자리라니까"
소리를 따라 급히 고개를 들어봤더니, 커튼 위로 여자의 두 눈이 보이는 거예요.
 

여자에게 변명하는중


"죄송해요. 아무도 없는 줄 알았어요."
순간 당황한 전 아무 말도 못 한 채 돌아섰죠 그런데  생각할수록 좀 이상한 겁니다. 아니 커튼이 저렇게 높게 달려있는데, 어떻게 내려다본 걸까? 뭔가 오싹하고 찝찝한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다 포기하고 남은 이용권만 다 쓰면 이 카페엔 다신 오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러나 며칠 후 참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벌레가 꼬이는 자리

 
그날은 카페에 들어서는데 쪼끄만 바퀴벌레가 제 앞을 지나가는 거예요.

벌레가 돌아가니는 카페

 

벌레까지 꼬이는 걸 보니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었어요. 곧장 여자의 전용좌석으로 가서 커튼을 확 열어젖혔죠 
 
"저기요 같이 쓰는 공간인데.."
 
하지만 저는 그대로 얼어붙었고 말았습니다.  커튼이 치워진 자리에 여자가 밧줄에 목을 맨 채 매달려 있는 거예요. 그 주위엔 새까만 파리떼가 잔뜩 앉아 있었습니다.

매달려있는 여자


오싹한 광경에 저도 모르게 신음이 터져 나왔죠 순간 여자가 눈을 번쩍 뜨더니, 절 바라보기 시작하는 거예요. 깜짝 놀라 전 슬슬 뒤로 물러서는데 제뒤로  다른 손님의 인기척이 들렸습니다.
 
"저 자리엔 왜 저렇게 벌레가 꼬이냐?"
"너 몰랐어? 저 자리만 가면 지린내 나잖아."
 
여자는 제 눈에만 보이는지 다른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갈 뿐이었죠  그러니까 지금까지 전 귀신을 보고 있었던 거죠. 제가 매일 커튼 밑으로 지켜보던 발은 사실 목을 맨 채 빙빙 돌고 있던 귀신의 발이었던 겁니다.

소름끼치는 광경을 목격


저는 떨리는 손으로 겨우 무인 데스크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어요. 그리고 사장님께 그동안의 일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은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고 오히려 제가 사용한 시간까지 모조리 환불을 해주었습니다. 사장님은 무언가를 알고 있는게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날 이후 카페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에게서 귀치가 난다

 
얼마 뒤 어느 주말이었습니다. 동생과 집에 있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파리가 많이 날아다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눈앞에 파리를 쫓으려 손사래를 치다 전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그 냄새.. 여자에게서 나던 악취가 어디선가 나기 시작했거든요
 
"아 누나 진짜 찌린내 난다 좀 씻어라 와"
 
귀신에게서 나던 역한 악취는 저한테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전 너무 끔찍하고 소름 끼쳐 당장 욕실로 뛰어갔습니다. 아니야. 나한테 냄새가 날 리가 없어 그때부터 두피가 벗겨지도록 머리를 감기 시작했어요.

몸에서 냄새가 난다

 

하지만 악취는 씻어도 사라질 기미고 없이 오히려 더 진해 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익숙한 발소리가 나는 거예요. 긴장한 채 뒤돌아봤더니, 욕실은 텅 비어 있고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환청인가 싶어 얼른 다시 머리를 감으려 고개를 숙이는데 제 눈에 새까맣고  문드러진 두 발이 보이는 거예요. 순간 제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이 훅 들어오더니, 확 제 머리채를 잡아 올렸어요.
스터디 카페에 목을 매고 있던 바로 그 여자였습니다.
 

목에 남은 손자국

 
"죄송해요 비어있는 줄 알았어요!"
그 여자는  굉장히 화가 난 듯이 제가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해서 외쳤습니다. 
이제 여자의 두 손은 제 목을 감싸 쥐었고, 마치 숨통을 끊어 놓으려는 것처럼 제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요.

목을 조르는 여자


정말 이대로 죽겠구나 싶던 순간
 
"누나 뭐 하는 거야. 그만해!"
 
동생이 절 부르고 있었고, 눈앞에 여자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사색이 되어선 제 목을 가리키더라고요. '이게 뭐야?' 거울에 비춰본 제 목에는 새빨간 손자국이 남아있는 겁니다. 자국은 딱 제 손 크기였어요  지금까지 제가 제목을 스스로 조르고 있었던 거죠.
 

내 손자국 크기와 일치한다


다음날 전 스터디 카페로 찾아갔습니다. 제가 이상한 게 아니라, 뭔가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서였죠 그곳을 다시 갔을 때는 스터디 카페가 아니라 다른 업장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전 울먹거리면서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말씀을 드렸고 새로운 업장에 들어온 사장님께서 운영을 하다 보니까, 이상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그날 굿을 하셨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게 여자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 바로 그날 스터디 카페가 있던 자리에선 귀신 쫓는 굿을 했던 겁니다. 스터디카페 귀신이 그때 쫓겨나서 날 찾아온 건가라는  끔찍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도 무당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어요.  무당은 저에게 귀신의 냄새인 '귀치'가 난다고 했습니다.
 
"너한테 나는 지린내는 교사로 죽은 귀신 냄새야"
 
무당 말에 의하면 귀신은 죽은 이유에 따라서 다른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여자에게서 났던 그 지린내. 지금 제게 옮겨 붙은 이 악취는 목을 매 죽은 귀신에게서 나는 귀치이며,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죽은 사람 냄새가 나는 이유는 딱 하나 귀신에 빙의된 경우랍니다.
그러니까 지금 제가 스터디카페 귀신에게 빙의 됐다는 거죠. 결국 굿까지 하고 나서야 제게 붙은 여자도, 악취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아직 현재진행형

 
그렇게 고통스러운 시간이 끝나고 저는 다시 제 소중한 일상을 되찾았어요. 그런데 한 달쯤 지난 어느 밤이었습니다.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몸에 죽은 귀신의 귀치가 나기 시작했거든요

귀치를 맡을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

이 끔찍한 악몽이 다시 시작되는 걸까요? 저는 귀치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fin-


귀치구별법

 
귀치란  귀신한테 나는 냄새를 말하는 것으로 무속인 말로는 귀신들마다 나는 냄새가 다르다고 합니다.
단내가 나는 귀신이다 하면 교통사고를 당한 귀신이고요, 생선 썩은 냄새가 난다고 하면, 이건 칼부림을 당한 귀신이라고 합니다. 또 익사의 경우는 하수구 냄새가 난다고 하네요 
당시 예지 씨가 여자에게서 맡았던 냄새가 굉장히 역한 지린내였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목을 매서 세상을 떠난 귀신에게서 나는 귀치라고 얘기를 들으셨다고 합니다. 이런 귀치를 좀 특별히 맡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모두 다 귀신을 보지는 않지만 냄새를 맡는 분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혹시.. 지나가다가 악취를 맡은 적이 있나요?
귀치인지 모르고 지나가셨을 수도 있습니다.
 
 

스터디카페 사연

 
스터디 카페 사장님 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환불을 해 주었는데 사장님은 뭔가를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스터디 카페가 있던 곳은 재개발로 신축 건물이 들어선 곳으로, 재개발 철거 때 터전을 잃으신 분들이 계신데, 스터디 카페터에서 스스로 세상을 떠난 분이 네 계셨다고 합니다.
귀신이 계속 내 자리인데 내 자리인데 계속 외쳤던 것은 결국 그곳이 자신의 삶의 터전이었던 셈입니다.
 
사연 마지막에 제보자는 또다시 악취를 맡았다고 했지만 다행히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취업도 성공해서 고 지금은 아주 잘 지내고 계신다고 하네요
심야괴담회 시즌3 90회 첫번째 이야기 냄새는 총 33개의 촛불이 켜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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