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시즌3 / / 2023. 10. 19. 13:15

심야괴담회 시즌3 95화 산속에서(노잣돈을 훔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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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시즌3 95화 세 번째 괴담은 경기도 광주에 사는 한준수(가명) 씨께서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준수 씨의 선배인 오선우(가명) 씨의 경험담으로 선우 씨는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많은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딱 한 번 우연히  일일 알바를 하게 되는데, 그때의 기이한 경험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이 이야기는 선우씨의 시점으로 진행이 됩니다. 

 

한밤의 드라이브


2003년 여름 그 해는 제 인생 가장 암담한 시기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뭐 수십 번째 탈락만 반복하던 취준생이었고 생활비에 학자금 대출 상환까지.. 쌓여가는 건 오직 빚뿐이었습니다. 저는 청소, 택배 상하차등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는 프로 아르바이트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된 날들을 보내던 어느 밤 친구 기영이가 저를 불러냈습니다.
"야 오늘 알바 끝나면 뭐 하냐? 이 형님이 드라이브 한번 시켜줄게"
"차도 없는 게 무슨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어?"
기영이도 저와 같은 처지의 가난한 취준생이었는데요. 친구한테서 하룻밤 차를 빌렸다는 겁니다. 저희는 기분 전환 겸 밤 드라이브를 다녀오기로 했어요.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목적지는 두 시간 거리의 밤바다. 오랜만에 밖에 나오니까  흥도 나고 기분도 너무 좋더라고요.

 

여자의 부탁


그렇게 신나게 달리다 보니까, 차는 외진 길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근데 여기 맞아? 어딜 봐도 산이구먼"
인적이라곤 하나 보이질 않고 가로등도 없어서 맞는 길로 들어슨 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근데 이 동네는 뭐 이렇게 어두워? 보이는 게 없어"
너무 어두워 상향등을 킨 순간 깜짝 놀라 차를 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조등 빛이 닿는 끝에 뭔가가 서 있었는데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였습니다. 품에는 뭔가를 꼭 끌어안고 있었는데 으쓱한 곳에 여성 혼자 왜 저렇게 하고 있나 싶더라고요 저희는 여자 앞에 차를 세운 뒤 뭔 일 있는지 말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여자의 입안에서는 뜻밖에 말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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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기 무덤 좀 만들어 주세요."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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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말을 듣고 처음에 너무 놀라가지고 할 말을 잃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이상한 게 한두 개가 아닌 거예요. 아니 아기가 죽었으면 사실 보통은 뭐 병원 같은 시설에서 장례를 치르잖아요. 아니 왜 사람도 차도 없는 이 외진 길에서 아이를 묻어줄 사람을 찾고 있냐고요
"여기 말고 경찰서나 병원 같은 데 가보세요" 
찝찝한 게 더는 여자와 엮이면 안 되겠다 싶어 여자의 이상한 요청을 뒤로한 채 자리를 떠났습니다.  사이드 미러로 여자를 지켜봤는데 여자는 자리에 꼼짝 않고 서가지고 우리 차 뒤꽁무니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다신 가던 길을 달렸는데 또 길을 잘못 들어왔는지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 왔던 길을 되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여자가 아까 자리에서 그대로 서 있는 거예요.

 

뜻밖의 일일알바


"그냥 우리가 도와줄까? "
결국 기영이는 여자 앞에서 차를 멈췄고 말을 걸려고 창문을 여는 순간여자가 제발 도와달라면서 차 안으로 뭔가를 던져 넣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바로 만 원짜리 지폐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도망갈까 봐 품 안에 있던 돈다발을 저희한테 뿌리면서 제발 도와달라고 외친 거죠.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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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인당 30만 원씩 드릴게요 "
그 당시 시급이 2천 원 초반 때였는데 30만 원이면 한 달 정도 알바를 해야 벌 수 있는 돈이었죠. 우리 둘 다 알바를 전전하며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거절하기엔 너무나 큰돈이었습니다. 
"어디 묻으면 돼요?"
찝찝하긴 했지만 결국 우리는 여자를 도와주기로 했죠.
여자를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20분 30분 아니 아무리 올라도 여자는 멈추질 않았습니다.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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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별별 생각이 다들 무렵 드디어 여자가 멈춰 섰습니다.
"여기에 묻어주세요."

 

아기의 무덤과 노잣돈


여자가 멈춘 장소는 어느 커다란 나무 아래였습니다. 일단 땅부터 파야 되는데 저희들은 삽도 없고 무작정 맨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도록 파고서야 겨우 이제 아기를 눕힐 만한 작은 공간이 만들어졌고  여자는 그곳에 아기를 놓았습니다. 
저희는 여자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흙을 덮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구덩이 안으로 만 원짜리 지폐가 쏟아지는 거예요. 여자가 죽은 아기에게 주는 노잣돈이었습니다.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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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그곳에선 행복하게 살아 "
여자는 품에서 끝없이 돈을 꺼냈고 순식간에 수백만 원이 넘는 돈이 쌓였습니다.  이렇게 큰돈이 땅에 묻히는 거 보니까, 진짜 이런 생각하면 안 되는데 좀 아깝더라고요 하지만 속마음은 감추고 조용히 아기와 현금을 묻었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아기랑 조금 더 있다 갈게요 먼저 내려가세요."
여자와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데 순간 제 손을 붙잡고 여자가 말했습니다.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뒤돌아보지 마세요"

 

여자의 말을 어기다


여자의 말을 새기며 기영이와 단둘이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기영이가 뒤를 확 돌아보는 거예요 
"뭐 하냐? 아줌마 말 못 들었어?"
"야.. 나 백만 원만!! 백만 원만 빼올게.."
애기 노자돈을 빼오겠다니요.. 저는 기영이와 한참 실랑이를 했지만 결국 기영이는 산을 거슬러 올라갔고 발소리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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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산길에 서서 뒤돌아 쫓아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고 있는데 뭔가 멀리서 쿵... 쿵... 둔탁하게 내려치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순간 섬뜩한 생각에서 머리를 스치고 왔습니다. 기영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아닌가 싶었죠. 저는 여자의 말을 어기고 뒤를 돌아서 오던 길을 거슬러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노잣돈을 가로채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산길을 뛰자 얼마 후 앞에 아기를 묻은 나무가 보였고 제 걱정이 무색하게 아무렇지 않게 돈을 파내고 있는 기영이가 보였습니다.
"야.. 아줌마 보면 어쩌려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아닌 것 같다 가자!"
"야 갚으면 되잖아! 야 넌 닥치고 가서 망이 나 봐"
기영이은 미친 듯이 무덤을 파헤쳐 돈이 보이는 족족 주머니에 밀어 넣기 시작했습니다.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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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보는 제가 더 미치겠더라고요. 바람 소리에도 여자 인기척인가 싶어 주위를 막 두리번 댔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기영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거예요. 그리고 괴성을 지르면서 산 아래로 내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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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기영이를 쫓아 한달음에 산을 내려온 후 세워둔 차에 올라탔습니다. 

 

여자의 복수

"야 뭔데???"
"그 여자.. 그 여자가 보고 있었어.... 그 나무.... 그 나무 위에서!!"
아니 여자가 무덤 위 나무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는데 듣고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나무는 혼자서는 절대 올라갈 수 없을 만큼 크고 높았거든요
그때 아까 산에서 나던 쿵쿵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리에 숨죽인 채 귀귀울이고 있는데.. 차 앞유창 위로 죽은 아기의 엄마가 보였습니다.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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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차위에서 우리를 쳐다보며 쿵쿵거리며 기어 내려왔습니다. 
이제 여자와 저희 사이엔 고작 차유리창뿐이었습니다. 그때  여자가 유리창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고 왼쪽 뺨으로 이마로 다시 또 오른쪽 뺨으로 여자는 고개를 획획 꺾어가면서 머리를 쾅쾅 박아댔습니다. 금방이라도 피로 얼룩진 유리를 깨고 차 안으로 들어올 것만 같아  차 밖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차 문이 도저히 열리지가 않았습니다. 바로 그때... 카 오디오에서 여자의 음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봤어!"
여자의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가 오디오에서 흘러나왔고 어느새 뒷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가 우리를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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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 봤어...!!"
제 기억은 여기까지입니다. 저희 둘은 정신을 잃고 말았죠 눈을 떴을 땐 차 안이였고 주변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인적 하나 없이 고요했습니다.

 

산속에서 들었던 소리의 정체


다 꿈이었나 혼란스러워하던 그때 유리창 바깥 전체에 손자국이 빼곡히 남아있는 거예요. 그리고 차 이곳저곳에 여자의 노잣돈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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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는 결국 마을 파출소로 찾아가서 지난밤 일을 모조리 이렇게 털어놨는데 경찰은 저희 말을 믿지 않았고 저희는 함께 아기를 묻은 산으로 갔습니다.
무덤은 우리가 파헤쳐놓은 채로 남아 있었고 무덤 앞에 도착한 순간 쿵... 쿵... 어젯밤 그 소리가 다시 들리는 겁니다. 
고개를 드는 순간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있었는데, 그 나무 위에 여자가 목을 맨 채 매달려 있는 거예요. 여자의 꺾인 고개가 바람에 이렇게 나부끼고 있었는데, 나무에 쿵. 쿵.. 부딪치고 있었습니다.

 

심야괴담회 95화 산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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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여자와 만난 순간들이 떠오르는데 저희는 언제까지 살아있는 여자를 만났었던 걸까요?
 

-FIN-


이번 이야기는 의문이 남는 게 있습니다. 바로 여자가 언제까지 살아있는 상태였을까란 거죠 MC들도 여러개의 의견을 내놓았었는데요 
 
김구라의 추측: 아이를 묻고 죽으려 나무에 올라갔는데 돈을 훔치는 것을 보고 쫓아내려 와 차에서 혼을 내줄 때까지는 살아 있었다. 
 
황제성의 추측 :애기 묻고 내려갈 때 뒤돌아보지 말라고 했을 때 이미 준비를 한 거예요. 그래서 이제 뒤돌아보면 나를 말릴까 봐 그렇게 이야기한 거죠.  차에 나타났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후가 아닐까?
 
김아영의 추측: 처음 만난 그것부터도 귀신일 수 있지 않을까? 목을 매달았다는 사실을 알려주려고 일부러 유인한게 아닐까..

 

산속에서_그 후의 이야기


제보자에 말에 의하면 여자가 있던 나무가 워낙 커서 올려다보려면 고개가 아플 정도라 여자의 몸으로 어떻게 올라갔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사건이 있었던 것은 맞으며 경찰들과 함께 여성분을 발견해서 경찰관이 조사를 했었다고 합니다.  경찰관이 하는 얘기가 그때 남편분이 계셨는데 남편이 여자를 많이 때렸다고 합니다. 또 남자가 도박을 너무 좋아해 도박빚도 많았지만 현금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자가 현금을 많이 갖고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여자가 임신해서 아이를 키우려고 아등바등 버텼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바로 죽어버리자 살아갈 의욕이 없어져 그런 선택을 했다고 합니다. 노잣돈도 그냥 돈이 아니라 한이 맺힌 돈이었던 거죠 
 
심야괴담회 시즌3 95화 세 번째 이야기 산속에서는 안세하 씨가 사연을 읽어주셨으며 총 34개의 촛불이 켜졌습니다.
95화 우승사연은 완불을 기록한 방탈출이었는데요 김구라 씨는 방탈출사연이 44불이면 이 사연은 거의 88불 받아야 된다고 외칠 정도로 저 역시 완불에 견줄만한 사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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