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시즌3 / / 2023. 7. 17. 19:00

심야괴담회 시즌3 83회 하우스메이드(필리핀괴담 우우위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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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시즌3 83회 첫 번째 이야기 하우스메이드입니다.

15년 동안 필리핀에서 거주했던 김소희(가명)씨의 사연으로 혼비백산하여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만나보시죠

 

심야괴담회 83화 하우스메이드
하우스 메이드

 

하우스메이드_프롤로그


때는 2022년 여름 저는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봉도 더 오르고 회사복지로 사택에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실에 서면 마닐라시티뷰가 펼쳐지는 복층구조의 고층아파트였죠 
하지만, 행복도 잠시.. 이 큰집을 관리할 생각을 하니 아찔해졌고 고민끝에 24시간 상주하는 하우스 메이드를 고용하게 되었습니다. 
20대 중반의 쾌활한 성격과 꼼꼼한 관리능력을 가진 완벽한 메이드 '레이첼' 

 

나의 레이첼 너무나 완벽한 메이드라고 자부할정도였다.

 

레이첼의 도움으로 이삿짐도 무사히 정리하고 안정감 있는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레이첼의 수상한 행동

주말 아침  한국에서 걸려온 친구와 랜선 집들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식탁의자에 걸쳐 앉아 반가운 수다와 집안 곳곳을 영상통화로 보여주는데 부엌 한구석에서 우뚝 서 있는 레이첼이 핸드폰 화면에 잡혔습니다. 

 

"아 깜짝이야! 저분은 우리 하우스 메이드 레이첼이야!"


"레이첼 내 친구 소개해줄게!!"

친구와 레이첼을 인사시키려고 고개를 돌리자 어디론가 사라진 레이첼
'급할일이 생긴 건가? 아니면 내가 너무 친구와 떠들어대서 기분이 별로인가??'
저는 친구와의 통화를 마무리 짓고 찜찜한 마음을 풀 겸 레이첼의 방으로 향했습니다. 

"레이첼 괜찮아요?"
"소희 언제 일어났어요?"

방문을 나오며 날 처음 본듯한 말하는 레이첼은 밥을 먹으러 가자며 절 이끌었습니다.

 

레이첼과의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대화 기분탓이었을까?


'뭐지? 아까 주방에서 봤으면서 못본척하지?'
레이첼의 뭔가 부자연스러운 표정과 대화가 좀 이상했지만 딱히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기분이 풀렸다보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소리의 정체

며칠후 급히 처리할 업무 때문에 2층 제 방에서 밤샘 업무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쿵.. 쿵... 쿵..
방문밖에서 들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 때문에 집중을 할 수가 없던 전 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방밖으로 나갔습니다. 

 

"아.. 뭐야...대체 뭔소리야?"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 집안을 둘러보는데..
누군가 창문앞에 서서 어린아이처럼 통통 거리며 뛰고 있었습니다.


'어? 레이첼?'

 

콩콩콩콩 끊임없이 튀어오르는 레이첼


레이첼의 발이 허공에 올랐다 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쿵.. 쿵.. 소리가 났고 그 괴이한 점프는 끊임없이 계속되어 있었습니다. 

 

"레이첼?? 거기서 뭐 하는 거예요?"  


내 말에 뛰던 것을 멈춘 후 아무 말 없이 날 쳐다보는 레이첼  갑자기 입꼬리가 찢어질 정도로 미소를 짓더니 날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놀란 전 재빨리 방으로 뛰어가 문을 잠근 후 숨을 죽였습니다. 
방문밖에선 더 이상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집안은 다시 고요해졌지만 전 무서움에 나갈 수도 잘 수도 없이 웅크리고 밤을 보냈습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운 아침..

삐걱.. 삐걱.. 누군가 제 방으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희 늦잠 자는 거예요?"


레이첼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소희 저예요 들어갈게요"


어제와는 전혀 다른 밝은 모습의 레이첼의 얼굴. 대체 어젯밤엔 왜 그런 거였을까?
하지만 그 전날 기괴한 모습이 잊히지가 않아 전 레이첼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메이드를 바꿔야 되나 고민을 하고 있는 찰나

"요즘 힘들어요? 얼굴이 안 좋아요"

 

날위해 입욕제를 선물한 레이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절 보며 거품입욕제를 선물하는 레이첼을 보니 순간 마음이 확 풀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고맙기도 했고 괜히 의심한 건가 미안했던 전 레이첼을 해고하려던 마음을 접고 선물 받은 입욕제를 들고 반신욕에 나섰습니다. 

 

욕실에서 생긴 일


따뜻한 물로 피로를 풀고 있는 순간 거품사이로 뭔가 떠다니길래 손으로 물속을 휘저어 건져보니.. 그건 긴 머리카락뭉텅이였습니다. 
이 소름 끼치는 느낌에 따뜻한 물도 차갑게 느껴질 때, 욕조 끝 거품 속에서 검은 형체가 서서히 올라오는 게 보였습니다. 

부릅 뜬눈에 턱끝까지 물에 잠긴 낯설지 않은 얼굴.. 그건 바로 레이첼의 얼굴이었습니다. 

 

내 발끝에서 올라온 레이첼의 얼굴..

 
"아아아아악"
"무슨 소리예요? 소희?"

바깥에서는 급히 날 부르는 레이첼 소리가 들렸왔습니다. 
물속에서 턱까지 잠긴 채 날 빤히 쳐다보는 것은 분명 레이첼의 얼굴인데 밖에서 다급하게 절 부르는 목소리 역시 레이첼의 목소리였습니다. 

 

 


"무슨 일이에요? 소희 문 좀 열어보세요"

 

 

다급히 문을 열고 들어온 레이첼을 마주한 순간
물속에 있던 레이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계속 건져냈던 머리카락들 역시 사라진 후였습니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절 살피는 레이첼의 얼굴이 너무나 공포스러워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저기... 소희?"


"혹시.. 욕실에서 뭐 보지 않았어요?"


'뭐... 보지 않았냐고? 보통 이럴 땐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지 않나?'


저는 레이철의 질문이 너무나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2층 제방 앞에서 누군가과 심각하게 전화를 하고 있던 레이첼의 모습을 본 적도 있었고 제방 한가운데서 중얼거리며 어떤 의식을 하고 있는 레이첼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는 것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혹시 레이첼이.. 날 괴롭히고 있는 걸까?' 

 

의심은 어느새 확신으로 바뀌었고 레이첼의 이상행동을 목격할 때마다 제 몸상태는 점점 안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돌아가기로 마음먹다

결국 고민 끝에 회사에 사표를 내고 한국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 쉬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레이첼에겐 2주 뒤에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선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회사 동료들과 송별회를 한 후 저녁 느지막이 집에 돌아온 날이었습니다. 
제 방문을 열었는데 제 침대 밑에 어떤 여자의 머리카락이 삐져나와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레이첼이 침대 밑에 들어가서 장난을 치려는것 같았다


"레이첼? 뭐 하는 거예요? 장난치지 말고 빨리 나와요"

하지만 침대 밑에 있는 레이첼은 나올 생각이 없는 듯 미동조차 없었습니다.   
전 레이첼을 끌어내려 침대밑으로 고개를 숙여 손을 뻗자 오히려 내 손을 쓱하고 잡아당기는 레이첼.
그런데.. 깜깜한 침대 아래에서 마주한 여자는 레이첼이 아니었습니다. 
창백한 표정의 꼬마아이가 절 빤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순간 너무 놀라 달아나려 침대를 빠져나온 그 순간 제 머리 위로 화상 입은 얼굴의 낯선 여자가 날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고 제 옆에는 어느새 살점이 떨어져 나간 얼굴을 가진 남자가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누....누구세요???"

 

그들은 나를 보며,
"우우위냐사"를 중얼거리며 큭큭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공포심에 뒷걸음치는 저를 쫓아오며 그들은 손을 뻗어 절 쫓아오기 시작했고 내 몸이 벽에 닿았을 때 도망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전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순간 사방에서 들려오는 손바닥으로 벽을 때리는 소리와  "우우위냐사"를 외치는 그들의 소리에 저는 점점 정신을 잃어갔습니다. 

 

"우우위나샤......우우위냐사"


"소희? 괜찮은 거예요? 어디 아파요?"

걱정스러운 레이첼의 목소리에 눈을 떴을 때 그 형체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소희 괜찮아요?"


저는 안도감에 울음을 터트렸고 레이첼은 절 토닥이며 다독여 주었죠 그런데.. 제 등을 토닥여주던 레이첼이 갑자기 손길을 멈추더니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근데... 소희? 저거 소희가 그런 거예요?"

 

레이첼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니 벽면 가득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실제 벽면에 찍혀있던 손자국들


전 그들의 모습과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문장이 생각이 났습니다. 

 

"레이첼.. 우우위나샤가 무슨 뜻이에요?"

"우우위나샤? 쟤 집에 간데?"

저는 레이첼을 붙잡고 엉엉울며 지금껏 일을 다 말해주었습니다. 

"실은.. 어머님께 물어봤어요"


레이첼 역시 이상함을 느끼고 이미 자신의 어머니에게 물어보았던 상태였습니다. 레이첼의 어머니는 마을의 주술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었다고 합니다. 

결국 주술사가 찍혀있는 손바닥을 보자마자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여기에 너보다 오래 산 혼령들이 있는데 혼령들에게 허락도 없이 네가 집에 들어와서 그 혼령들이 화가 잔뜩 난 상태다.
그래서 너에게 그렇게 피해를 가했고 이제 네가 간다고 하니 네가 가는 것도 화가 나서 벽에다가 사인을 보낸 것이다"

그렇게 전 바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15년 동안 지냈던 필리핀이었지만 이제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끔찍한 기억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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