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시즌3 / / 2023. 7. 29. 16:25

심야괴담회 85회 운명(아들의 사망을 예견한 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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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회담회 시즌3 85화 두 번째 이야기는 '운명'으로 배우 이미도 씨가 괴스트로 참여해서 읽어주셨습니다. 
이 사연의 제보자는 박현지(가명)씨인데 현지씨의  숙모와 사촌오빠가 겪은 일을 듣고 보내주었다고 합니다. 

숙모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 한번 만나보시죠.

 

심야괴담회85회 운명
심야괴담회 85회 운명

 

운명_프롤로그


저희 부부에게는 소중한 늦둥이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전교 5등 안에 드는 수재로 준수한 외모, 그리고 콩쿠르에 입상할 정도의 피아노실력을 가진 선물 같은 완벽한 아들 바로 해준이었습니다. 

2007년 7월 그해 여름은 해준이가 누구보다도 음대 입시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요한 때에  아들은 손가락에 깁스를 하고 집에돌아왔습니다.

 

"해준아 너 손 어떻게 된거야?"


"별거 아냐.. 연습실 문에 손을 다쳤어 근데.. 다음 주 콩쿠르는 못 나갈 것 같아.."


손을 다친 이후 지금껏 한 번도 격지 못한 슬럼프라도 왔는지 나가는 대회마다 성적도 떨어졌고 기가 팍 죽어서 다니는 아들을 보니 제가 다 속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아들입시문제로 지인에게  수소문해서 점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사망을 예언한 무당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
남자 바라지의 안내로 무당이 있는 곳으로 들어섰습니다. 

"죽을 자식 사주를 봐선 뭐 해?
내가 채 앉기도 전에 다짜고짜 무당이 외쳤습니다. 

 

다짜고짜 아들이 죽을꺼라는 무당의말.. 믿을수 없어


"자식이 죽다뇨? 무슨 말씀이에요?
"얼마 전에 물가 갔다 왔지? 거기서 악귀가 붙었어"

아들이 손을 다치기 전 가족들과 함께 한 저수지로 드라이브 갔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보자... 보자.."
무당은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우며 연신 방울을 흔들어 댔습니다. 
요란한 방울소리가 갑자기 멈추더니 무당은 살기 어린 눈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7월 30일 밤! 12시 10분 청운상가! 거기서 죽어!"

무당은 아들이 죽을것에 대해 너무 상세히 알고 있었다..


무당은 정확한 날짜, 시간, 장소를 외치며 우리 아들이 죽을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순간... 소름이 끼쳤습니다.  무당이 짚은 날짜는 바로 일주일 뒤였고, 게다가 청운상가는 우리 아들이 매일같이 피아노 연습을 하러 가는 건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무당이 말한 우리 아들의 사망시간 12시 10분은 해준이가 항상 연습을 마치고 학원을 나서는 바로 그 시간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이건 무당의 상술일 거라 애써 생각하며 전 점집을  박차고 나와버렸습니다.

 

 아들사망일 D-6

다음날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아들의 상태가 평소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아들말에 의하면 늦은 시간까지 혼자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게 느껴졌답니다.
자신의 피아노 선율에 얹혀 다른 누군가의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들이 연습하는 곡과 같은 곡에, 자신의 속도에 맞춰서 마치 장난치듯 따라 치는듯한 똑같은 피아노 소리

"이상하다... 연습실에 나밖에 없었는데?"

 

누가 장난치고 있는건가?


아들이 누가 있나 확인하러 복도로 나오자 갑자기 피아노 소리가 뚝 끊겼습니다. 
아들은 모든 방을 다 돌아봤지만 학원엔 자신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상하다 싶어 다시 연습을 하러 돌아오는데 또다시 피아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겁에 질린 아들은 너무 놀라 그대로 연습실을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집에 오는 내내.. 그리고 나와 이야기하는 이 순간까지도 그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귓가에 환청처럼 계속 맴돈다는 아들의 말이었습니다. 


이참에 푹 쉴 것을 권유했지만 입시준비로 그만둘 수 없다는 아들의 단호함에 일정을 평소처럼 소화하기로 했고, 그 대신 제가 아들의 스케줄이 항상 동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피아노에 집착하는 아들

그 다음 날부터 전 아들의 등하굣길과 피아노레슨에 함께 했습니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깜빡 잠이 들었었다 일어난 제 귀에 아들이 치는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아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아들의 연습방으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피아노를 거칠에 내려치는 아들

 

"아니야... 이거 아니야."
"아들 왜 그래!! 엄마 걱정되게"
"엄마도 저 소리 들려? 너무 아름답지 않아?"

 

"엄마도 잘 들어봐 이 아름다운 피아노소리"


"대체 무슨 소리가 들린다는 거야?/"
"나도.. 저렇게 연주하고 싶은데.. 난 안 돼.. 이게 다 피아노 문제인 것 같아"

피아노 소리를 듣게 된 후 아들은 집착처럼 그 피아노 학원에서 연습하는 것에 점점 매달렸습니다. 
아들은 이방 저 방을 옮겨 다니며 미친 듯이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제발 다른 곳에서 연습하자며 아들을 설득했지만 아들은 
"거기서 그 음악 들으면서 연습해야 돼 엄마가 나 입시 망하면 책임질 거야?"라며 히스테리를 부렸고 아들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습니다. 

 

고민하는 무당

다음날 전 다시 무당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천기누설이라니까"
"제발.. 제아들 좀 살려주세요 시키는대도 다 할 수 있어요 "

무당은 고민되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정말... 뭐든지 할수 있어?" 

 

무당은 아들을 살릴수 있는 비법을 알고있지만 알려줄수 없다고 했다.


전 뭐든 다 하겠다면 무당에게 매달렸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 무당은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절대 안 된다는 말을 되풀이 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전 아들의 죽는 날만 다시 확인하고 무당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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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로 아들을 데리러 간 학원에서는 어디에서도 아들은 보이지 않고 악보들만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전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학원에 딸린 테라스 쪽에서 아들의 벨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황급히 소리를 따라 테라스로 가니 아들이 테라스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었습니다.  

 

"아들 거기서 뭐하는거야 위험하니까 내려와!!"


"엄마는 이 소리 정말 안 들려?"

그 순간 휘청거리던 아들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전 그런 아들은 간신히 받아냈습니다. 
그런데 기절한 듯 알았던 아들이 눈을 번쩍 떴습니다. 그런데.. 내가 알던 아들의 눈이 아니었습니다. 눈동자는 보이지 않고 하얀색만이 눈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무섭지?"

 

날 쳐다보며 아들의 입에서 나온 낯선 사람의 목소리 그 이후 경기를 일으키는 아들을 보고  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아들은 점점 변해가고 있었다


그때
무당에게서 도착한 한통의 문자 메시지
'일억'이라는 단 두 글자만 적혀 있었습니다. 

 


아들을 살릴 수 있는 비법

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일억을 만들어 무당에게 찾아갔습니다. 
무당은 저에게 부적 한 장을 건네며 말했습니다. 


"7월 30일 밤 12시 10분 니 아들이 그 부적을 가지고 그 상가 계단이 서 있으면 왜 남자가 옆을 지나갈 거야. 
그때 그 남자를.. 밀쳐야 돼!"

 

"밀기만 하면 되는거에요?"


다른 사람을 밀어서 해를 입혀야 내 아들이 산다는 말.. 이래도 될까 싶었지만 이내 아들을 살려야 한다는 마음이 앞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들 사망일 D-DAY

문제의 그날밤 저와 아들은 함께 비상계단으로 향했습니다. 

"아들.. 너 꼭 해야 돼 할 수 있어! 알았지?"


예정된 시간이 다가올수록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왔습니다. 
약속된 시간이 다가왔지만 상가 안에는 아무도 없고 쥐 죽은 듯 고요했습니다.  

주변을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인기척 하나 느껴지지 않았죠. 10분이 되기 3분 전... 2분 전.. 1분 전... 그때!
누군가 복도 끝에서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어두운 빈 상가에 까만 옷을 입은 한 남자의 발소리만이 가득 찼습니다. 
전 아들을 보며 다시 상기시켰습니다. 


"아들.. 할 수 있어"


남자를 절 지나쳐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그의 뒷모습 뒤로 잔뜩 겁에 질린 아들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아들!! 밀어야되 할수 있어!!!'


전 다급한 손짓으로 밀어야 된다며 아들을 재촉했습니다. 
끝까지 갈등하던 아들은.. 결국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 남자의 등을 힘껏 밀었습니다. 

 

남자는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


'우당탕탕당'


온몸을 이리저리 계단에 부딪치며 굴러 떨어진 남자가 계단 끝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아들과 전 남자에게 가서 괜찮으시냐고 물었습니다. 

 

다행이 남자는 크게 다치지 않은것 같았다.


다행히 넘어져 있던 그가 몸을 일으키더니 별 외상없이 몸을 툭툭 털더니 괜찮다고 말하곤 그렇게 가버렸습니다.  
그렇게 아무 일 없이 아들의 사망시각인 12시 10분은 지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들 또한 환청이 더 이상 들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운명_에필로그

그런데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계단에서 민 것만으로 이 모든 일이 끝난 것일까?
전 다시 무당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무당집이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분 그저께 갑자기 짐 빼서 나갔어요 하나 있던 아들이 갑자기 죽어서.."


그저께면.. 바로 7월 30일. 바로 우리 아들이 죽을 거라고 했던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아유 .. 그집아들 참 안됬어"

 

"엄마일을 돕겠다고 아들이 점집을 들락거렸는데.. 참 안됐어..!"

불현듯.. 저에게 갑자기 한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처음 점집에 갔을 때 절 안내해 주던 남자 그리고 그위로 제 아들이 계단에서 밀친 남자의 얼굴이 겹쳐졌습니다. 

 

처음 무당집에서 날 안내해주었던 남자
그날 상가에서 만난남자...생각해보니 동일인이였다.


나중에 다른 무당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 무당이 일억을 받고 자기 아들을 팔아서 니 아들과 운명이 바뀐 거라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아들을 살리려고 애쓰고 누군가는 돈에 아들을 팔아넘긴 일.
16년이 지난 지금도 어두운 계단아래로 사라지던 남자의 얼굴이 잊히지 않습니다. 
그 남자는 정말 무당의 아들이었을까요?
제 아들과 그의 운명은 정말 그곳에서 뒤바뀌었던 걸까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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