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시즌3 9회 세 번째 이야기는 안경공장 2입니다.
이 사연으로 황제성씨가 드디어 전시즌을 통틀어 처음으로 완불을 달성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시즌1 때 안경공장으로 황제성 씨가 1등을 하셨었는데 이번 시즌3 안경공장 2로 역시 우승을 하시게 됬네요 그만큼 무섭다는 이야기겠죠?
안경공장 두번째이야기는 신재현(가명)씨가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시즌1 때 안경공장의 사연이 방영되는 것을 본 후 깜짝 놀란 제보자가 1년 넘게 고민고민하다 보내주셨다는데요 재현 씨의 형인 신재원(가명)씨가 친구들과 함께 안경공장에서 겪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형 또한 친구들과 안경공장 체험을 갔다 이후 안 좋은 일을 겪게 되었고 장난으로라도 그런 일의 체험은 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보를 하게 되었다는데요, 이 이야기는 재현씨의 친형이신 재원 씨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시작이 됩니다.
안경공장의 전설
당시 저는 대구의 한 대학교에 입학한 신입생이었습니다. 대부분 1학년 새내기들이 그렇듯이 매일 부어라 마셔라 놀기 바빴죠 그리고 그게 바로 대학의 낭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하루는 술자리에서 선배들에게 이런 얘기를 듣게 되었죠.
"야 너네 술 먹고 괜히 장난으로라도 안경공장 거기 가지 마라, 몇 학교 애들이 술 먹고 거기 갔다가 한 명 귀신 씌어가지고 정말 미쳤대잖아."
다른 친구들은 몰라도 저는 절대 그럴 일 없다고 말씀을 드렸죠 뭐 고스트 스팟 같은 곳을 전 정말 이해를 못 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었거든요. 그 후로 술자리는 계속 이어졌고 그날따라 흥이 올라서 술이 쭉쭉 들어가던 저는 어느 순간 술기운에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야야 일어나 얼른 내려야 된다고"
몸을 흔들어 깨우는 친구들의 손길에 눈을 떳고, 잠이 덜 깬 상태로 일단 차에서 내렸는데 도착한 곳은 바로 폐안경공장이었습니다.
폐안경공장 체험
"너 안 들어오냐 우리 들어간다 !야 그냥 가자 빨리 와"
친구들은 겁도 없이 공장 안으로 발을 들여다 놓았고, 저도 친구들을 따라서 공장 안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공장 안은 어두컴컴하고 텅 비어 있었고,벽 이곳저곳에 있는 알 수 없는 낙서와 얼룩까지 오래 묵은 먼지와 큼큼한 냄새에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야 여기 계단이 있는데, 이층도 가보자 빨리 와"
말릴 새도 없이 민혁이와 동희가 앞장서서 이층으로 향했고 저와 진영이는 뒤를 따라 차례로 올라가게 됐어요. 계단 난간을 붙잡고 한 칸 한 칸 조심히 계단을 올라가는데 누군가 제 곁을 휙 지나가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방금 뭐지?'
순간적으로 뒤를 돌아다봤는데 진영이 뒤로 어떤 여자가 서있었습니다. 진영이 목을 한 손으로 감싼 후 어깨에 턱을 고인채 진영이 귀에서 무엇인가를 속삭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쨍그랑' 소리와 함께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뛰어내려오는 동희와 민혁이의 모습에 놀라 저와 동희 역시 정신없이 출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전속력으로 뛰었고 공장밖으로 나온 후 택시에서 내렸던 길가까지 도착한 후에야 겨우 숨을 돌릴 수가 있었습니다.
의문의 여자
민혁이와 동희는 갑자기 거울이 왜 깨졌는지 모르겠다며 그 소리에 놀라 미친 듯이 도망쳤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뭐 본 거 없냐면서 물어보았죠
" 야 신재원 너 뭔가 봤을 것 같은데 뭐 있었어?"
"내가 그래서 오지 말자고 그랬잖아."
맞습니다. 저는 집안 내력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는 재주가 있습니다. 사실은 저희 할머니께서 무속인이시고 집안 내력이다 보니까, 어릴 때부터 귀신도 많이 봤었고 귀신도 들려봤었기 때문에 안경공장에 가는 것을 꺼려했던 이유이기도 했죠
저는 내내 여자가 진영이 주변을 맴돌던 게 마음에 너무 걸려 진영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진영아 괜찮아?"
그런데 진영이의 얼굴이 공포심에 일그러진 채 저에게 물었습니다.
"너도 들었어? 분명 셋이라 그랬는데?"
"진영아... 듣긴 뭘 들어??"
"아까 어떤 여자가 말이야! 너 못 들었어?"
내가 본 여자를 진용이 역시 봤던 것이었습니다.
"뭐가 셋이지? 분명 셋이라고 그랬는데??"
저는 겁먹어서 그런 거라 흥분한 진영이를 진정시켰습니다. 한 가지 이상했던 것은 저에게는 그 여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렇게 의문들은 남았지만 그날의 일은 저희 사이에서도 술 먹고 가장 철없는 짓을 한 거라 여겨지면서 일단락됐습니다.
첫 번째 죽음
그렇게 몇 주가 지났고 드디어 종강일이 다가왔습니다. 우리 사총사는 오랜만에 술집에 모여서 놀다 이차를 위해서 자리를 옮기고 있었죠.
"야 이차는 안경공장!"
술기운이 오르니까 자연스럽게 안경공장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야 최민혁 이 의리 없는 놈. 지가 먼저 도망가고선"
서로 도망갔다며 투닥거리고 있는데 민혁이가 앞장서서 횡단보도 앞으로 뛰어갔습니다.
"야 신호 바뀐다 빨리 뛰어와"
싱긋 웃는 얼굴로 횡단보도를 먼저 건너고 있는 민혁이에게 차 한 대가 그대로 돌진하였고 그렇게 민혁이는 저희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저와 진영이 그리고 동희는 눈앞에서 민혁이를 보냈다는 허망함과 죄책감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특히 진영이의 상태가 가장 안 좋았는데요. 민혁이의 장래 이후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나 자꾸 꿈에 민혁이랑 안경공장에서 본 여자가 나타나. 여자가 계속 우리 중에 셋이 죽을 거라고 나에게 소곤거려 셋이나.. 한 명은 차사로고, 한명은 물에서 사고로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자살할 거래.."
진영이는 아무래도 꿈이 너무 이상하다면서 혹시 저희 할머니께 부탁드려서 부적 같은 거라도 받을 수 없냐고 물었습니다. 결국 전 할머니께 모든 걸 말씀드렸고 저와 친구들은 굿을 7번이나 받게 되었습니다.
정말 가지 말아야 할 곳을 갔기 때문에 민혁이가 그렇게 떠난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이후 저희 셋은 서로의 얼굴을 볼 때마다 민혁이가 계속 떠올라서 너무 괴로웠습니다. 결국 서로 연락을 하지 않게 됐고 저는 그다음 학기에 군입대를 하게 됐습니다.
두 번째 죽음
3년이 지나 복학을 한 저는 오랜만에 진영이와 동희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두 사람을 다시 만난 곳은 진영이의 장례식장이었습니다.
친구들과 물놀이를 갔다가 사고가 났다는 겁니다. 영정 사진 속 진영이의 얼굴을 보는데 정말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연락이라도 좀 하고 지낼걸 뒤늦은 후회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저와 동희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진영이까지 보내고 며칠 후 아무 생각 없이 메일 함을 열어봤는데 진영이한테 온 메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날짜를 보니까, 진영이가 사고당하기 며칠 전에 보낸 메일이었습니다.
진영이의 메일
재원아 나야 진영이..
사실 나 요즘꿈에서 자꾸 그 여자가 다시 나와
매일 똑같은 꿈이야 눈만 감으면 내가 안경공장안에 있는 거야
그리고 죽은 민혁이가 내 옆에 서 있는데 그 여자가 나랑 민혁이를 세워두고 손가락을 까닥거리면서
말하는 거야
"하나... 둘... 하나... 둘"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은데 발버둥 치려고 하면, 눈앞에 항상 똑같은 장면이 나와 너와 동희가 계단에서 정신없이 뛰어내려오는 장면. 내가 너희들 보고 도망치라고 아무리 소리 질러도 소리가 안 나오더라고
어느새 여자가 내 뒤로 와서 도망가는 너희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내 귀에다 속삭여
"저기 있네 셋.."
대체 그 여자는 누굴까? 왜 우릴 가지고 숫자를 세는 걸까? 설마 그 숫자대로 우리가 죽는 것은 아니겠지? 재원아... 나 진짜 너무 무섭다.. 메일 보는 대로 연락 주라 기다릴게
저는 메일을 보고 머릿속이 너무나 복잡해졌습니다. 진영이가 말했던 것처럼 정말 저희 넷 중 셋은 죽게 되는 걸까요? 민혁이... 그리고 이어진 진영이의 죽음 그렇다면 남은 저와 동희 중 한 사람 곧 죽게 될까요?
-FIN-
안경공장 2 그 후의 이야기
민혁 씨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에 남은 친구 셋을 모아놓고 할머니께서 굿을 해주었을 때, 할머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뱃속에 아이를 가진 여자가 너희를 쫓아다닌다"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근데 원념이 너무 강해서 쉽지가 않겠다며 이런 말을 전했다고 합니다.
"난 성불이고 뭐고 원하는 거 없다. 그냥 날 욕보인 쟤넬 다 데려가겠다."
폐안경공장에 장난으로 간 것 자체가 자신을 욕보인 거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사연을 재원 씨가 아닌 동생인 재현 씨가 보냈을까요? 이유가 있습니다. 재원 씨는 3년 전에 안 좋은 일을 선택하셔서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결국 예언했던 일이 다 일어나 버린 것입니다.
재현 씨는 이 말을 꼭 당부하고 싶어 하셨습니다. 안경공장을 갔다 와서 돌아가셨다는 것을 저희가 증명을 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은 어떤 일이 발생하면 무당님들을 믿고 해결해 달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그분들 조차도 해결을 못하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괴담을 즐기는 건 좋지만 위험한 곳을 가볍게 보시고 가시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사연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이 사연은 44개의 촛불이 켜져 완불로 우승을 한 사연입니다.